▲ 북한이 12일 오후 조선중앙TV를 통해 남아공월드컵 개막전을 녹화 중계했다. (연합뉴스)

천안함 사건으로 SBS와 협상 결렬, 무단 중계 가능성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북한이 남아공월드컵 경기를 개막 다음날인 12일부터 녹화중계하면서 월드컵 열기에 빠졌다. 그러나 북한이 FIFA(국제축구연맹)와 이번 월드컵 경기의 중계권 계약을 맺지 않아 원칙적으로 중계방송을 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북한이 내보낸 방송은 무단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SBS가 구입한 월드컵 단독중계권에는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 지역에 대한 권리가 포함돼 있어 북한은 조선중앙방송위원회를 통해 지난해 8월과 올해 1월 SBS 측과 만나 협상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천안함 사건이 터지고 남북관계가 경색해지자 SBS와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위원회 간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따라서 북한이 내보내고 있는 개막전 녹화 중계는 해적방송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조선중앙TV>는 중계방송의 출처를 알아볼 수 없게 했고, 현장음과 해설자의 멘트 볼륨은 줄이고 북측의 아나운서와 해설자를 동원해 중계를 했다.

북한은 12일 멕시코와 남아공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13일에는 한국-그리스 경기를 제외한 우루과이-프랑스,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 경기만 방송했다.

현재의 남북관계를 반영한 듯한 행동으로 분석됐으나, 북한은 이내 한국 경기를 14일 중계해 박지성과 기성용을 극찬했다. 박지성의 골에 대해서는 “문지기까지 빼돌린 멋진 골”이라고 감탄했다.

한편 북한은 2002년에도 무단 중계를 해 논란을 빚었으나, 2006년에는 한국의 협조를 얻어 무상으로 중계한 바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