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도 전에 선반영
변동금리 비중 확대, 상환 부담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지난달 은행 신규 가계대출 금리가 2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금리상승 폭은 9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이는 기준금리가 오르기도 전인데 인상에 대한 시장금리가 우선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17년 10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10월 예금은행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는 연 3.46%로 전월과 같았다. 그러나 가계대출 금리는 연 3.50%로 전월보다 0.09%포인트 올라 2015년 1월 3.5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승 폭 역시 올해 1월(0.1%포인트) 이후 가장 높았다.
가계대출을 세부적으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은 3.24%에서 3.32%로 0.08%포인트 뛰었다. 중도금·잔금 등 집단대출 금리는 0.24%포인트 올랐다. 저신용자 대출이 늘면서 일반신용대출 금리가 0.13%포인트 상승하고, 보증대출은 0.08%포인트 오르는 등 주요 대출금리가 줄줄이 올랐다.
반면 기업대출금리는 3.45%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하락했다. 대기업 대출금리는 3.10%에서 3.11%로 상승했지만 중소기업 대출은 3.69%에서 3.67%로 떨어졌다. 10월 예금은행 저축성 수신금리는 1.63%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은행 총대출금리와 총수신금리 차이인 ‘예대금리차’는 잔액 기준으로 2.27%포인트로 전월보다 0.01%포인트 하락했다.
은행 가계대출에서 고정금리 비중은 27.3%로 전월보다 2.7%포인트 떨어져 2014년 2월(23.8%) 이후 3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이는 변동금리 비중 확대가 고정금리보다 늘어난 것으로 풀이되며, 곧 시중 금리 상승에 따라서는 가계부채 상환 부담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우려되는 대목이다.
비은행금융기관 중에선 상호저축은행 예금금리가 2.40%로 동일했으나 대출금리는 11.07%로 0.34%포인트 상승했다. 저축은행이 고금리 가계대출 취급을 늘리며 대출금리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용협동조합에서는 예금금리가 2.14%로 0.03% 상승하고 대출금리는 4.70%로 0.08%포인트 하락했다. 상호금융은 예금금리(1.73%) 0.01%포인트, 대출금리(3.97%) 0.02%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새마을금고는 예금금리(2.05%)가 0.01%포인트 오르고 대출금리(4.05%)는 0.01%포인트 떨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시장금리 상승 등 영향으로 예금은행 수신금리가 상승했다”며 “대출금리는 가계대출 금리가 상승했지만 기업 저금리 대출 취급 확대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부동산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주담대는 주로 장기 고정금리가 적용되는데, 이 비율이 작년 4분기 71.68%에서 올해 3분기 70.87%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