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여 년간 노인무료급식을 해온 김종성 씨가 부인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막창처녀 난리났네’ 식당 김종성 사장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대구 서구 평리동에는 ‘막창처녀 난리났네’라는 특이한 간판의 식당을 볼 수 있다. 특이한 이름만큼이나 이 식당 주인인 김종성(64) 씨는 독특한 경력을 갖고 있다. 그것은 20여 년간 봉사활동을 해왔다는 것.

김 씨가 처음 남을 도우며 살겠다고 결심한 것은 2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부산 모기업에서 일하며 많은 돈을 벌었다. 그러나 본의 아니게 좋지 않은 일에 휘말리면서 일을 그만뒀고 그 이후로 대구에 내려와서 공장을 시작했다.

하늘도 무심한지 그 공장은 10개월 만에 불이 나 다 타고 말았고, 십 원짜리 하나 없는 형편이 되자 그는 연탄불로 자살을 시도했다. 병원에 실려가 이틀 동안 혼수상태였던 그는 꿈에서 ‘너는 나가서 고생을 더 하고 오너라’라는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김 씨는 이 소리를 ‘남에게 봉사를 더 하고 오너라’라는 뜻으로 들었고 그 후부터 그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다.

그는 리어카를 끌고 꼬치장사를 하면서 양로원, 고아원 등을 찾아가 500개 씩 꼬치를 구워주고, 주 5회 무료급식과 월 1회 400~500여 명의 어르신을 모시고 경로잔치를 열고 있다. 또 1년에 할머니 두 분을 모시고 여름엔 바다로, 겨울엔 온천으로 관광을 보내드린다.

김 씨는 “이렇게 도우며 사니 이때껏 살면서 아픈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가 꼬치장사로 번 돈은 봉사활동을 하는 일에 쓰고, 부인이 운영하는 막창식당에서 번 돈으론 생활비를 쓴다. 그는 월남전쟁으로 고엽제 대상자가 돼 월 35만 원을 받고 있으며 장사가 잘 되지 않을 때는 보험료도 봉사활동을 하는데 보태기도 한다. 김 씨는 아직도 15만 원 월세에 살고 있다.

그는 “집사람과 맘이 맞아야 하지 한 사람만 반대해도 봉사를 할 수 없다”며 부인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막창식당에서 무료급식을 운영하는데 하루에 할머니들이 90명 정도 다녀간다. 장소가 협소해 할머니들이 식당에서 드시지는 못하고 밥, 김치, 밑반찬이 담긴 도시락 통을 받아간다.

김 씨는 할머니들이 맛있게 잡수시고 ‘잘 먹었다’ ‘고맙다’ 등의 말을 건네 오면 그저 기쁘고 보람된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선행으로 ‘자랑스런 시민상’까지 받았다.

이웃집 아주머니들도 그의 모습을 보고 감동해 10여 년 동안 무료급식을 돕고 있다.

경로잔치를 할 때면 이웃에서 떡, 과일, 음료수 등을 십시일반으로 모아 제공하고 로타리클럽, 새마을부녀회, 매천동 농수산물 도매시장, 이현동 푸드델 캠퍼스 등에서도 각각 자원봉사자와 과일, 채소, 밥 등을 지원해주기도 한다.

또 12년 째 김 씨와 인연을 맺고 도와주는 열린음악 예술봉사단에서는 가수를 데리고 와 무료공연을 해준다.

이러한 후원자들이 있어 마음이 든든한 그이지만 애로사항은 있다. 그는 “개인 돈으로 하는 것이 한계가 있다”며 “물질적으로 도와주는 후원자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김 씨의 오랜 소원은 할머니들이 편히 식사를 하고 가실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도 몸이 건강할 때까지 남을 도우며 살아가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후원문의) 김종성 010-2978-3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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