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값 판매 의혹에 “액면가만 보고 판단 못해” 北 주민 동요 막기 위한 도발 가능성 상존 미래희망연대 송영선(국회 국방위원회) 의원은 국산 고등훈련기인 T-50 수출 가능성이 열린 것과 관련해 “기술과 능력, 정확성, 우수성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헐값 거래 의혹에 대해선 후속지원이나 부품 판매 조건도 봐야 하기 때문에 액면가만을 보고 헐값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의 국방현안을 진단하기 위해 마련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인도네시아 수송기(CN-235) 맞구매 의혹과 관련해선 “CN-235가 필요하다면 계속 구입해야 하지만 그것 때문에 T-50을 파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은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북한과 핵협상을 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전술핵이 배치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 “김정일의 핵을 없애기 위해 우리도 핵을 가져야 한다는 국민 전체의 의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전술핵 배치 문제를 공론화하기에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등으로 인해 국내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점도 밝혔다. 최근 k-2 전차, k-11 복합소총 등 국방장비들의 잇따른 결함에 대해서는 “시제품 시험운용 기간을 충분히 갖지 않고 바로 전력화시키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다음은 송영선 의원과의 일문일답. ◆인도네시아가 국산 고등훈련기인 T-50을 우선협상대상 기종으로 지정했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우리가 수출하려고 굉장히 오랫동안 노력했다. 5년 이상 고생했다. 물론 수출하려고 하는 가격만큼 흡족한 가격은 아니지만 국제 시장에서 우리 세계 일류의 고등훈련기로서 기술과 능력, 정확성, 우수성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헐값에 판다는 기사들이 나오는데 무기의 경우는 한번 팔면 끝나는 것이 아니다. 후속지원을 얼마나 계속할 것인가, 부품을 어떤 조건으로 팔 것인가 여러 요건을 봐야 한다. 무기의 액면가를 보고 헐값이라 할 수 없다. 이지스함도 선체 자체는 약 4500억 원이지만 장비를 탑재했을 때는 1조 원이 된다. 어떤 장비를 탑재하느냐에 가격이 달라지는데 선체 가격만 가지고 비싸다 싸다 결론을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수송기(CN-235) 맞구매 조건이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인도네시아 수송기(CN-235)를 사주면 T-50 사주겠다는 조건이 아니라는 것은 현재까지 확인한 바다. 맞바꾼다는 조건이라는 추정은 앞서가는 얘기다. 만약 CN-235가 필요하다면 계속 구입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이것(T-50)을 파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은 현재까지 확인한 것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주도하던 무기개발사업의 민간 이관을 늘리고 연구원을 줄인다는 계획이 적절한가? ADD는 무기의 국산화, 국방력의 자주화를 위해 창설됐다. ADD의 과학자 한 사람 만들어 내는 데 얼마나 많은 돈과 시간이 투자되는데 이 300~400명을 미나리 자르듯 잘라서 방위사업청 산하의 가칭 기술지원팀, 기술협력팀이라는 곳에 보낸다면 우리나라의 국방정책, 과학정책, 기술정책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국방력의 자주화 내지 무기 R&D(연구개발)를 하기 위한 요람으로 만든 게 ADD인데, 기술협력팀·기술지원팀을 만들어 (연구원을) 그리로 보내는 것은 마치 금속세공을 할 수 있는 정교한 기계로 나무를 자르라는 것과 똑같은 것이다. 적재적소에 사람을 쓰는 게 아니다. 굉장히 잘못된 개혁이다. 그건 개혁이 아니고 개악이다. ◆우리나라의 방위산업을 지속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방위산업의 수출화가 촉진돼야 한다는 주장과 국방 안보가 먼저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국방력 성장을 위해 방위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것은 필요충분조건이 아니다. 방위산업이 필요한 제일 큰 이유는 확실히 믿을 수 있는 우수한 국방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무기를 잘 만들어 국제시장에서도 부차적으로 돈을 버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장사하는 데만 급급하다면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국방력 강화를 위해서는 방위산업이 성장해야 한다는 게 아니고 국방력 강화를 위해서 방위산업이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부차적으로 수출동력으로 활용해 돈까지 버는 것은 바람직하다. ◆최근 세 번째 이지스함인 ‘유성룡함’이 건조됐다. 우리 국방에 어떤 의미가 있나? 1조 원짜리다. 효율측면에서 보면 국방은 없다. 국방은 효과측면으로 봐야 한다. 전쟁이 안 날 경우 효율은 제로다. 1조 원으로 청년 실업자를 구제하는 것이 낫다. 그럼에도 그것을 띄어 놓는 것은 전쟁에 대응할 수 있는 효과측면에서는 100%이기 때문이다. 그게 국방이다. 이지스함 진수는 대한민국 해군이 명실 공히 연안 해군이 아닌 대양 해군으로 나갈 수 있는 능력의 근간을 또 한 번 보여준 승리로 볼 수 있다. ◆북한이 천안함 폭침을 자행한 지 1년이 지났다. 이 사건에서 얻어야 할 교훈은? 햇볕 정책 때문에 북한은 우리의 위협도 친구도 아닌 애매한 존재였다. 천안함이나 연평도 사태는 북한군이 우리에게 위협이고 적이라는 것을 그들 스스로 보여준 것인데 우리가 인지를 못하면 안 된다. 국민과 군이 똑같이 인식해야 한다. 집에 도둑이 계속 들면 방비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도둑을 막기 위해선 열쇠를 고치고 문단속도 잘해서 도둑이 감히 집에 들어올 수 없도록 해야 한다. 북한이 도발한 뒤에 막는 것은 한계가 있다. 억지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강력한 군 정신과 사기, 훈련에 의해 이뤄진다. ◆북한이 천안함 폭침에 이어 연평도 포격사건을 일으켰는데 앞으로의 도발가능성은? 북한체제는 김정일·김일성 유일사상, 주체사상, 우리식 사회주의를 주장하는 세계 유일한 체제다. 단순한 공산주의가 아니고 개인 우상숭배에 의한 집단이다. 지도자의 신격화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반할 것이다. 지도자의 신격화는 독재 사회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체제유지의) 장애물은 한국과 미국이다. 미국은 핵무기를 그만두라는 것이고 한국은 북한 체제를 버리고 중국식 개혁개방 체제를 받든지 자유시장경제를 받아 들여 같이 잘살자는 것인데 (북한이) 못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북한 주민이 동요하지 않도록 도발해 한국이 위협에 떨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거나 아니면 자국민들이 엉뚱한 생각을, 신과 같은 지도자에게 거부반응을 일으키거나 항거하지 못하도록 공포분위기를 만들려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그 이유는? 핵 협상은 핵을 가질 때만이 가능하다. 미국의 핵우산에도 북한이 핵무기 공갈과 협박을 끝내지 않는 것은 핵우산 자체가 핵 억지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다음 대응은 핵 협상을 하는 것인데, 전술핵을 배치해 놓을 경우 핵우산보다는 훨씬 더 직접적인 억지력을 행사할 수 있다. 우리도 똑같이 전술핵을 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미국의 전술핵 배치가 제일 바람직하고, 안 될 경우에는 김정일의 핵을 없애기 위해 우리도 핵을 가져야 한다는 국민 전체의 의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집에 금송아지가 있다고 하면 옆집에서 가난하다고 함부로 얕보지 못하는 것과 같다. ◆정치권에서는 얼마나 공론화됐나? 말 그대로 빌 공(空)자다. 왜냐면 정치인들 의식 속에도 “한미 안보협력이 있는데 어떻게 핵개발을 하느냐” 이런 생각을 먼저 한다는 것이다. 핵폭탄을 제조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힘은 우리도 핵을 가지고 김정일에 대응하겠다는 의식이다. 그 의식을 키우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 공교롭게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졌다. 원자로의 양면성이라는 것은 잘 쓰면 문명의 이기고 못 쓰면 살인무기다. 원자로의 핵에너지를 평화적으로 쓰는 것인 데도 그것을 한 단계 높이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기초 용광로가 된다. 그 문제가 터지고 나니 이 문제(핵무기 재배치)를 들고 나오면 원자로에 대해 확실한 이해가 안 되어 있는 국민이나 정치인 사이에 혹은 확실한 이해가 된다손 치더라도 천안함 사태에 대해 의도적으로 의문을 제기하는 것과 같이 “우리도 원자로 짓자는 것이 핵무기 만들자는 것이냐”라고 비약하는 논리를 만들어 내서 토론 자체를 근본적으로 흐릴 수 있다. 때문에 지금은 그 얘기(핵무기 공론화)를 하기에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이 핵무장을 하게 되면 주변국이 반발하고 핵도미노, 경제제재 등이 불거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핵무장을 하자는 얘기는 한 적 없다. 핵개발을 우리가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하는데 그럼에도 핵무장을 한다면 경제적인 손해도 봐야 한다. 핵무장을 하는 이유가 뭔가, 핵을 갖기 위해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서다. 그러면 경제적인 피해가 다소 오더라도 생명과 영토의 안전이 최우선 순위가 돼야 하지 않나. 집에 불이 나면 자기 가족이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발가벗고서라도 나가는 것과 같다. 그 상황에서 집의 비싼 옷이 아까워 내가 타죽어도 좋다는 사람은 없다. ◆k-2 전차, k-11 복합소총 같은 첨단 국방장비들의 결함이 계속 노출되고 있는데 근본 원인과 해결책을 어떻게 보나? 시제품을 만드는 것과 전력화는 다르다. 시제품은 모델을 하나 만들어서 모든 상황에서 시험운용을 충분히 해보는 것이고, 다량 생산을 해서 전장이나 필요한 장소에 배치하는 게 전력화다. 한국인들의 ‘빨리 빨리’ 정신 때문에 시제품은 빨리 만드는데 충분한 시험운용을 하지 않고 바로 생산, 양산 일정에 맞추기 위해 서두른다. 이 시제품을 모든 상황에서 테스트, 시뮬레이션 해보고 수정보완하고 그 다음에 전력화를 해야 하는데 시제품 시험운용 기간을 충분히 갖지 않고 바로 전력화시키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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