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현정스님 <일본표해록> 한글 번역본 출간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일본 대마도인이 자신들을 “조선인”이라고 증언한 내용이 담긴 조선시대 한 스님의 ‘일본표류기’가 한글로 번역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이 9일 인사동에서 기자간담회는 갖고 소개한 조선시대 현정스님의 ‘일본표해록’이 그 책이다.

일본표해록은 1817년 11월 경주에서 천불(千佛)을 조성하려고 불상 768위를 싣고 해남으로 운반하던 중 부산 앞바다에서 태풍을 만나 표류하다 일본 나가사키에 정박해 머물다 대마도(쓰시마)를 거쳐 7개월 만에 돌아온 전남 화순 쌍봉사의 풍계 현정스님이 쓴 책이다.

책에서 현정스님은 “대마도 사람들은 대부분 조선어가 능하였다. 우리를 보러온 사람들 대부분이 ‘우리도 조선인이다’라고 했다. 평소의 언어는 조선어와 일본어였으며, 한 번도 일본을 본국이라 말한 적이 없었다. 대체로 일본과 다르며 일본의 순신(純臣·순수한 신하)이 아니었다”고 적었다.

▲ 일본 화가 우키다 잇케이(浮田一蕙)가 1818년 1월 조선인 표류민들의 내용을 담아 그렸던 ‘조선표객도’ (사진제공 : 동국대 출판부)

이어 스님은 “우리나라에 도착한 후 동래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니, 대마도는 본래 우리 땅이며 그 사람들도 우리나라의 자손이라고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대마도 사람들이 와서 ‘나도 조선 사람’이라고 말했던 것이다”라고 부연설명하며 조선시대 당시 조선인들이 대마도를 조선 땅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말을 덧붙였다.

연구원은 1818년 1월 조선인 표류민을 만났던 기억을 더듬어 그렸다는 일본 화가 우키다 잇케이(浮田一蕙)의 그림 ‘조선표객도’가 일본에 전해지고 있어 현정스님의 글에 신뢰성을 더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불교문화연구원은 1989년 처음 간행된 한문본 ‘한국불교전서(전14권)’의 일부인 신라 원측스님의 ‘인왕경소’, 고려 균여스님의 ‘일승법계도원통기’, 조선 백파 긍선스님의 ‘작법귀감’ 등 7권을 한글본으로 10일 발간한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앞으로 2020년까지 10년 동안 한문본 ‘한국불교전서’에 실린 323편의 문헌을 모두 번역해 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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