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동계올림픽에 이어 이번 남아공월드컵 생중계도 SBS 단독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KBS는 지난달 27일 “2016년까지 올림픽과 월드컵 중계권을 불법적으로 구매해 단독중계를 강행하고 있는 SBS를 사기, 업무방해, 입찰방해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고 밝혔다. 방송 3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우리 국민은 2016년까지 올림픽과 월드컵이 열릴 때마다 SBS만 시청해야 한다.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둔 지난 동계올림픽은 역대 최고의 시청률도 기록했다. 김연아 선수가 있었고, 예상치 못했던 부문에서 선수들의 뜻밖의 선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림픽 생중계를 보는 내내 국민을 씁쓸하게 하는 사실이 있었다. 바로, SBS 방송사의 올림픽 독점 생중계였다.

SBS를 통해서만 동계올림픽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은,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 보장이라는 기본 원칙에서 벗어났을 뿐 아니라, 특정 방송국의 이익창출에 국민이 이용당하는 불쾌감마저 주었다. 때문에, 많은 국민은 ‘보고 있어도 보고 싶지 않은 SBS’를 어쩔 수 없이 보면서 이런 일이 마지막이길 바랐다. 어쩌면 마지막일 것이라 믿었다.

우리가 다 아는 사실 한 가지는 2002년 월드컵 신화 창조 뒤에는 온 국민의 뜨거운 응원 열기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 응원 열기의 숨은 공로자는 방송 3사였다. 방송 3사의 모든 노하우가 집결된 생중계는 국내외 한국인을 하나로 응집시키는 결정적 촉매제였다. 월드컵이 다시 시작된 지금 온 국민은 2002년처럼 모두가 하나 된 응원 열기를 바라고 있다.

SBS는 쏟아질 경영 이득에 축배를 들고 있을지 모르지만, 언론인의 기본 윤리를 무시하고,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을 또다시 뭉갠 SBS에 이 모든 것은 부메랑이 돼 돌아갈 것이다.

SBS의 슬로건은 ‘내일을 봅니다’이다. SBS가 진정으로 내일을 볼 줄 안다면, 자신의 이익창출을 위해 국민을 이익의 도구로 이용하고, 응원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행각을 멈춰야만 한다. 그것이 SBS의 내일을 보장해 주는 유일한 창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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