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우리 인간은 모두 벌레 같은 존재죠. 하지만 저는 그중에서도 ‘빛나는 벌레’라고 생각합니다.”

윈스턴 처칠이 신출내기 정치인이었을 때 남긴 말이다.

책 제목만 보면 위인전 같지만 인물 평전에 가깝다. 사실 처칠의 전기는 크고 작은 책으로 수도 없이 나왔으며, 지금도 계속 나오고 있다. 저자도 이 점을 인정하면서 자기가 쓴 책에 대한 자랑은 피하고 있지만, 적어도 처칠을 ‘직접’ 만난 저자의 생생함이 녹아 있는 점은 꽤 매력적이다.

처칠의 삶은 ‘불꽃’ 같았다. 시종일관 주목 받기를 원했고, 열정에 사로잡혀 일하면서도 즐거운 마음을 유지하는 법을 알았다. 그의 말은 강렬했으며 그 때문에 때로는 분쟁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주옥같은 명연설을 많이 남겼다. 무엇보다도 처칠은 자기가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잘 아는 사람이었다.

청년 처칠은 몰락한 집안과 다소 부끄러운 학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훈장을 받을 수 있는 전쟁터를 누비고 다녔다. 다분히 계산적인 판단이지만, 전쟁을 소재로 한 많은 글을 통해 생활의 안정도 찾았다. 처칠의 어머니 제니 역시 언어를 돈으로 바꾸기 위해 신문사의 사주와 편집자, 출판업자와 정치인에게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의 환심을 사는 물불 안 가리는 여인이었다.

이러한 눈에 뻔히 보이는 신분상승 욕구와 돈벌이 수단 때문에 처칠은 많은 의원들에게 공격을 받지만 그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평생 글을 쓰며 그 돈으로 생활을 유지했다. 당을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철새 정치를 할 때도 욕을 수도 없이 들었지만, 처칠은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이처럼 처칠은 일단 목표를 세우고 나면 그에 따르는 장애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처칠의 과감한 선택 덕분에 영국은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책은 열정적인 처칠의 면모에 주목한다. 실패하더라도 결코 낙담하지 않고, 항상 즐겁게 살았으며, 최선을 다하는 처칠의 모습은 오늘날에도 큰 교훈으로 다가온다.

폴 존슨 지음 / 주영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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