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4명 부상..오쉬시에 비상사태.통금 선포

(알마티=연합뉴스) 키르기스스탄 남부 오쉬시(市)에서 10일 밤 민족분규가 발생해 최소 41명이 사망하고 624명이 부상했다고 키르기스 보건부가 11일 밝혔다.

스베틀라나 바이티코바 보건부 대변인은 이같이 밝히면서 "모든 환자의 50-60%가 심각한 상태"라고 말했다고 이타르 타스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이와 관련, 오쉬시에 급파된 과도정부의 아짐벡 베크나자로프 부총리는 라디오 방송에서 이번 소요는 민족 간에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과도정부는 11일 오쉬시에 비상사태와 통행금지를 선포하는 한편 장갑차를 급파했으며 소요 주동 혐의로 5명을 체포했다.

파리드 니야조프 과도정부 대변인은 "청년 단체 간 충돌과 총격이 오쉬와 인근 카라수 지역 등에서 10일 밤과 11일 사이에 벌어졌다"면서 "오쉬와 인근 지역에 11일부터 20일까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덧붙였다.

군인들이 오쉬시로 진입하는 도로와 주요 교차로에 배치됐지만, 분규는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은 우즈벡계가 밀집한 체리오무쉬키 지역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11일 오후 6시부터 통행금지가 실시됐음에도 총격이 계속되는 등 "키르기스계와 우즈벡계간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관리들은 카지노에서 벌어진 싸움이 급속히 민족 충돌로 악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목격자는 키르기스계와 우즈베키스탄계 청년들 간에 충돌이 벌어졌다며 "각목과 돌을 든 1천여 명의 젊은이들이 10일 저녁 오쉬 중심가에 모여 상점 창문과 주택의 창문들을 부수고 차를 불태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곳곳에서 여러 건의 화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뉴욕소재 휴먼라이츠워치 중앙아시아 연구자인 안드레아 베르그는 머물고 있는 게스트 하우스에서 "오쉬를 떠날 수가 없다. 비행기도 없고 차도 없고 대중교통도 없다"고 전화를 통해 AFP에 전했다.

키르기스 남부지역은 다수의 우즈벡계가 소수 민족그룹을 형성하고 있으며, 과거 민족 간 충돌이 잦았던 곳이기도 하다. 또 지난 4월 축출돼 벨라루스에서 망명 중인 쿠르만벡 바키예프 전 대통령의 근거지이기도 하다.

지난달 중순에는 오쉬와 잘랄-아바드에서 바키예프 지지자들이 지방청사를 점거하는 등 대규모 시위를 벌여 5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한편, 우즈벡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에 참석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11일 이번 소요 사태를 우려하며 키르기스의 안정을 촉구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키르기스의 빠른 질서회복을 원한다고 밝혔으며, 후진타오 주석은 키르기스의 빠른 안정을 바란다면서 중국은 키르기스에 가능한 한 많은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비슈케크 주재 미국 대사관도 키르기스의 안정을 호소했다.

미 대사관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모두에게 평화적이고 법을 존중하면서 분쟁을 해결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폭력은 수용할 수 있는 대안이 아니다"라면서 "타티아나 푈러 대사가 오쉬에서 빠른 평화 복귀의 중요성을 논의하기 위해 정부와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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