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서울 종로구 동숭아트센터에서 뮤지컬 ‘팬레터’ 프레스콜이 진행된 가운데 배우들이 넘버 ‘유고집’을 부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작년 초연 후 다시 무대 올라
무대장치·캐릭터 표현 등 보완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서울에서 활동한 젊은 문인들의 열정과 사랑을 담은 뮤지컬이 1년 만에 새로워진 모습으로 관객을 찾았다.

24일 서울 종로구 동숭아트센터에서 뮤지컬 ‘팬레터’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김태형 연출과 배우 김수용, 김종구, 문태유, 문성일, 손승원, 소정화, 김히어라, 조지승, 박정표, 정민, 권동호, 양승리, 이승현, 손유동 등이 참석했다.

뮤지컬 ‘팬레터’는 일제강점기 경성에 조직된 문인단체 ‘구인회’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모던팩션(faction) 뮤지컬이다. 팩션은 팩트(fact)와 픽션(fiction)을 합성한 신조어로, 역사적 사실이나 실존 인물의 이야기에 작가의 상상력을 덧붙여 새로운 사실을 재창조하는 문화예술 장르를 가리킨다.

경성에서 잘 나가는 사업가인 ‘정세훈’은 어느 날 죽은 여류작가 ‘히카루’의 소설이 출간된다는 소식을 듣는다. 정세훈은 유치장에 갇혀있는 ‘이윤’을 찾아가 책의 출간을 중지해달라고 부탁한다. 이윤은 정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으면 그럴 수 없다며, 히카루의 애인이었던 소설가 ‘김해진’이 남긴 편지를 보여준다. 정세훈은 편지의 내용을 꼭 봐야겠다고 말하며 히카루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뮤지컬 ‘팬레터’는 작년 10월 관객에 첫선을 보였다. 약 1년 후 다시 관객을 찾은 공연은 지난 시즌에서 부족했던 점은 보강하고, 새로운 연출을 더 했다. 김태형 연출은 “가장 눈에 띄게 변한 것은 극장의 뷰”라며 “극장을 옮기게 되면서 이전 시즌이 공연된 무대에 비해 1930년대 일제 강점기를 더 사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극 중 홍일점 히카루에 대한 표현방법도 다채로워졌다. 초연 당시 극의 시작을 알리는 넘버 ‘유고집’은 남자 배우들만 노래를 불렀다. 하지만 재연 공연에서는 히카루 역을 맡은 배우들의 음성이 더해졌다.

▲ 24일 서울 종로구 동숭아트센터에서 뮤지컬 ‘팬레터’ 프레스콜이 진행된 가운데 ‘히카루’ 역의 배우들이 질의응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소정화, 김히어라, 조지승.ⓒ천지일보(뉴스천지)

또 다양한 의상과 화장법을 통해 히카루의 감정 변화를 직접적으로 표현했다. 히카루로 분한 배우 김히어라는 “극 초반 히카루의 입술 색은 누드톤이고, 세훈·해진이 상상하는 문학소녀의 이미지를 표현할 때는 너무 진하지 않은 복숭아 색깔 립스틱을 바른다”며 “히카루의 감정이 고조되는 후반부로 갈수록 입술 색깔이 짙어져, 립스틱 색만으로도 인물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 손승원은 쇼케이스까지는 참여했으나 개인 스케줄로 초연 무대에 서지 못했다. 이후 이번 재연 공연에 참여하게 됐다. 그는 “꼭 하고 싶었던 공연인데 재연 때 참여하게 돼서 기쁘다”며 “쇼케이스 때와 달라진 장면이 많아 새로운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쇼케이스 당시 히카루 처럼 단단한 사람을 연기했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여리고 약한 세훈의 모습도 보여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연에 이어 재연에도 출연하는 해진 역의 배우 김종구는 “가장 좋아하는 넘버는 ‘내가 죽었을 때’”라며 뮤지컬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그는 “세훈이 성장하는 모습이 가사에 담긴 노래”라며 “이 노래처럼 우리 공연도 성장하고 있다. 우리 공연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성장통’이다”라고 표현했다.

뮤지컬 ‘팬레터’는 지난 10일 개막했으며 내년 2월 4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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