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포항에 진도 5.4의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대한지질학회, 한국지구물리·물리탐사학회, 대한자원환경지질학회, 대한지질공학회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포항지진 관련 긴급진단포럼’을 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철저한 지질학적 분석·조사 필요해
“지열발전 물양·유속, 단층에 영향”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포항 지진 발생의 원인이 지열발전소 때문이라는 여론을 두고 지질학계가 섣부른 일반화라며 철저한 지질조사와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 진도 5.4의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대한지질학회, 한국지구물리·물리탐사학회, 대한자원환경지질학회, 대한지질공학회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포항지진 관련 긴급진단포럼’을 열었다.

지질학계에 따르면 20여년전 경주지역 활성단층 발견으로 경주 지진의 예측은 가능했지만, 최근 발생한 포항 지진의 경우 정확한 원인 파악에 시간이 걸릴 것이란 입장이다. 학계는 지열발전소 문제에 대해 섣부른 판단보단 면밀한 지질학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광희 부산대학교 지질학과 교수는 “지금은 지진에 대한 결론을 내려야 할 때가 아니라 여러 가지 나타나는 현상을 보고 조사를 해야 할 때”라며 “우리의 자료가 포항 지진에 대한 의문점을 해소하기엔 부족하다. 그러니 결론을 내기 전 가능한 많은 분석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진한 고려대학교 지질학과 교수는 공학적인 원인 등 인위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유발지진’이 포항 지진 발생 원인의 전부라 단정 지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포항 지진의 경우 지열발전소에서 물을 땅 속으로 높은 압력으로 주입하거나 뺄 때 발생하는 진동이 단층들 간의 마찰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면서도 “아직 확답을 하기엔 이르고 여러 가지 자료가 더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 23일 경북 포항시 흥해읍 남송리에 위치한 지열발전소 건설 현장. 포항 5.4규모의 강진 원인으로 지열발전소가 거론되면서 논란이 일자 현재는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지열 발전 시 단층으로 유입되는 물의 양과 유속이 지진의 규모와 발생 유무에 적잖은 영향을 끼친다는 해석도 나왔다.

장찬동 충남대학교 지질학과 교수는 “어느 지역에서든 지열 발전 시 단층으로 물을 유입하게 되면 지진 발생의 위험이 있음에도 감수하고 진행한다”며 “적당하게 물의 양과 유속을 조절하면서 지진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오클라호마 지열발전소에선 땅 속에 물을 많이 주입하는데 강진과 여진 등이 가끔 발생한다”면서도 “문제는 이번 5.4 지진은 포항 지열발전소에서 물을 땅 속에 주입한지 두 달이 지난 시점에 발생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큰 지진이 왜 미리 나지 않고 두 달 후에 났을까?’하는 의문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포항 지진 진원지 가까이에 위치한 지열발전소는 다른 지역에 위치한 발전소와는 달리 압력이 조절되고 주입되는 물의 양이 적어 정확한 조사가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홍태경 연세대학교 지구물리학과 교수는 “포항에 위치한 지열발전소가 물의 주입과 배출이 동시에 이뤄져 압력이 조절 된다”며 “지진 전까지 물 주입이 총 73회 있었는데 이 또한 다른 해외 발전소에 비해 상당히 적은 횟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열 발전으로 지진이 발생했던 다른 지역의 사례들과 비교·분석 할 만한지 끊임없이 재확인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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