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른정당 정병국 의원이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터넷언론연대회 특별취재팀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출처: 인터넷언론연대회)

인사 임명 강행… 소통 진정성에 의문
국민 합의 전제로 여군 징병제 찬성
바른정당 가치 정당 이끌 각오 밝혀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인터넷언론연대회 특별취재팀) 바른정당 정병국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소통 행보에 대해 국민과의 소통은 잘하지만, 정치권 특히 야당과의 소통엔 미숙한 것으로 평가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정 의원은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터넷언론인연대회 특별취재팀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를 평가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 의원은 문 대통령이 전반적으로 지난 정부에 비해 권위적이지 않은 모습으로 국민과의 소통은 잘하고 있지만, 각종 자질 논란이 제기된 인사의 임명을 강행하는 것을 보면 그의 소통 행보에 진정성이 담겼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을 했다. 

그는 또 여군 징병 문제에 대해 “국민적 합의만 이뤄지면 이스라엘식으로 여성도 군에 2년까지는 아니지만 1년이나 6개월은 할 수 있지 않겠나”라며 긍정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정 의원은 또 바른정당을 가치 중심의 정당으로 이끌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다음은 정 의원과의 일문 일답

- 국정감사 성과는

올해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번째 국정감사였다. 저의 상임위원회는 기획재정부를 담당하는 기획재정위원회이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100대 국정과제와 더불어 들어가는 총예산 178조를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를 짚었다.

과거 박근혜 정부가 출범할 당시 공약 가계를 내놓고 그것에 따른 예산 추이를 153조로 했었다. 그러면서 ‘증세 없이 달성할 수 있다’고 호기 있게 출범했는데 결국 여러 가지 역작용만 내고 달성하지 못한 결과를 보면서 당시 문제를 제기했는데, 이번에 그런 전철을 밟지 마라. 그래서 100대 국정과제에 들어가는 178조를 어떻게 추계했는지 구체적인 안을 내어 달라고 했는데 결국 정부가 내지 못 했다. 결과적으로 국정과제가 어떻게 보면 주먹구구식으로 만들어진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었다. 때문에 그 문제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히 17만 3천명 공무원 증원 방안에 관해 비용 등 구체적 대안을 내놓지 못했는데 지금 당장 2018년 2만 4천명에 대한 예산 문제, 그것만으로 추산하니 한 700여조가 넘었다. 30년 근속에 연금을 받는다고 하면, 결국 현재 우리나라 국가부채가 약 1400조인데 그중 700조가 공무원연금, 군인연금을 보전하는 비용이다. 그렇다면 향후 이를 어떻게 감당하느냐는 문제에 대해 추궁했고 정부에서 답을 내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도 역대 정권이 새로 들어설 때마다 세무조사를 통해 기업들 길들이기, 전 정권에 대해서 보복해왔던 일들이 비일비재했는데 ‘이제는 그런 일은 하지 말아야 하지 않느냐’ 그래서 국세청에서 세무조사 할 때는 세무조사를 하는 기본원칙이 있어야 겠다. 그래서 법으로 규정하자. 세무조사 절차를 구체화해야 한다는 것을 집중적으로 이야기했고, 관련 내용을 구체화할 수 있는 국세청 기본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 바른정당 정병국 의원이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터넷언론연대회 특별취재팀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출처: 인터넷언론연대회)

- 2017년 국정감사 평가는

보여주기식 국정감사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 물론 국정감사 평가 초기에는 의원들이 정말 열심히 했는데 점차로 평가에 대해 의식적으로 접근해서, 평가받기 위한 국정감사를 하는 게 아니냐는 문제점이 많이 야기됐다. 따라서 전시성 국정감사보다는 의원마다 전문적인 분야를 중점적으로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본다.

- 국정감사 질의 내용 중 국민과 언론이 지속해서 주목해야 할 만큼 중요한 현안은

대표적인 게 방금 말씀드린 세무조사 절차를 구체화하는 ‘국세기본법 개정안’이다. 다음으로는 우리나라는 그동안 원조를 받던 입장에서 주는 세계에서 유일한 국가다. 우리나라에는 유상원조, 무상원조가 있다. 무상원조는 외무부를 통한 코이카가 있고, 유상원조는 EDCF(Economic Development Cooperation Fund: 대외경제협력기금) 등이 있다. 이게 유기적으로 연결돼 이를테면 ‘고기를 낚아서 주는 게 아니라 낚는 방법’을 전수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면 좋겠다는 내용을 말씀 드린다. 에티오피아 정부와 유상원조와 무상원조를 유기적으로 이루는 모델을 만들고 있다. 그래서 이 부분에 중점을 뒀다. 

또한, 제일 중요한 것은 지금 정부가 쓰고 있는 소득주도성장이 자칫 잘못하면 가계부채를 더 늘어나게 할 수가 있다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문제 제기했다. 왜냐하면 가계소득을 올려준다며 세금으로 주게 되면 소득이 선순환되어 소비로 나가는 게 아니고 오히려 대출받은 것을 갚는 쪽으로 할 수 있다. 그래서 소득주도성장 효과에 대해 문제 제기했다. 

- 문재인 정부 평가는

전반적으로 지난 정부에 비해 국민과 소통을 잘하고 있다, 권위적이지 않고. 이런 측면들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인다. 문제는 진실성이다. 진실로 ‘소통하는 정부’ ‘소통하는 대통령이냐’ 하는 것인데 예를 들어 장관 등 국무위원 임명을 며칠 전에야 마무리했는데 그 과정을 보면 대통령께서 공약으로 내걸었던 5대 불가 기본원칙을 준수하시지 못했고, 그 이후 임명된 분들조차도 5대 원칙에 한참 함양 미달인 분들이 임명됐는데 그러한 과정에서 국회 권위는 무시당한 측면을 보였다는 것은 소통을 크게 홍보하는 이 정부로서는 잘못됐다고 본다. 처음에 취임하시는 잘 국회에 오셔서 야당 대표실을 방문하시는 모습, 커피를 테이크아웃잔에 들고 참모들과 청와대 경내를 거니시면서 담소하시는 모습 등이 보여주신 모습 그대로 정말 소통하시는 대통령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국회는 국회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잘하자고 하는 것을 인정하시고 정책을 펼치시면 성공한 대통령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울러 우리가 뽑은 대통령은 내가 뽑았든 안 뽑았든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라는 점을 명심하시고 민주당만의 대통령 또 대통령을 투표하신 분들, 지지자들만의 대통령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국정 수행에 임해주시면 좋겠다.

- 최근 여군 징병에 관한 청와대 청원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군 징병에 관한 의원님 견해는

이스라엘은 고등학교 졸업하면 남녀 불문 전원이 군대에 간다. 우리나라와 같이 대학교를 입학한 사람들이 군대를 연기하는 게 없다. 여자는 2년, 남자는 3년 의무다. 그리고 군대생활 후 제대할 때 우리나라 돈으로 400만원~500만원 상당 퇴직금을 준다. 그러면 젊은이들이 퇴직금으로 바로 대학이나 사회를 나가는 게 아니라 세계 배낭여행을 가는 게 일반적인 풍토다. 세계를 보는 눈을 키운 뒤 대학에 진학하거나 사회로 진출한다. 그것이 오늘날 이스라엘의 힘이다. 이스라엘 군대는 힘든 부대일수록 경쟁률이 높다. 어느 군대에서 생활했냐는 것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엄청난 스펙이 된다. 또한, 그 사람들끼리 인적 연대가 된다. 우리나라가 어느 학교 나왔냐 등을 중요시하게 생각하듯 이스라엘은 어느 부대 출신이냐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스라엘은 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특허권 2위국이다. 그게 다 군대에서 나온 것이다. 그것을 통해 보면서 우리나라도 인구가 감소하고 출생률이 저하하면서 병영 인적 자원을 다 채울 수 없다. 60만 대군을 유지하려 연간 28만명이 군에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현재 연간 출생 수는 40만 명이 채 안 된다고 한다. 40만명이면 그중에 반은 여자이다. 20만 명 전원이 들어간다고 해도 안 된다. 그래서 제가 병영문화개선 특위를 하면서 생각해낸 것이 일단은 60만 대군을 줄일 수 있는 데까지 줄이고 잡일은 시키지 말자는 것이다. 전술적인 일만 시키고 예를 들어 잔디밭의 풀 깎기 이런 것은 시키지 말자. 이건 민간에게 아웃소싱하고 심지어 이발병 등 모두 민간에게 아웃소싱이 가능하다. 이 중 일부는 이미 시범으로 하고 있다. 그런 식으로 인력 조정이 가능하고 직업 군인을 대폭 확대하고. 또한, 제가 주장했던 것이 병들 중에서 내가 원하면 1년 2년 더 근무할 수 있는 것. 그 사람들에게는 공무원 초봉 월급을 주자는 것. 그렇게 되면 자신이 1년 근무하고 나오면 2000만원 정도 받게 되는데 대학등록금도 되고 사회에 나갈 때는 창업 초기자금이 될 수 있으니 그런 시스템을 운영하면 인력 부족을 채우고 나아가 국민적 합의만 이뤄지면 이스라엘식으로 여성도 군에 2년까지는 아니지만 1년이나 6개월은 할 수 있지 않겠나.

▲ 바른정당 정병국 의원이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터넷언론연대회 특별취재팀과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 커피를 대접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출처: 인터넷언론연대회)

- 우리나라에선 군대 가는 것 자체가 박탈감도 들고 힘이 드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 여성이라고 해서 차별하는 것은 아니지만, 원하면 전투병을 할 수 있고 여성으로서 할 수 있는 직책이 많다. 우수한 여성 인력이 사이버 해킹 부대에 들어가서 연구하는 역할을 얼마든지 할 수 있고 거기에서 쌓인 노하우가 사회에 나가서 자기 직업과도 연결될 수 있다고 본다. 지금과 같은 군대가 아닌, 새로운 4차산업 혁명 시대에 맞는 군대를 만든다고 한다면 여성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전안법)’ 발의 배경은

‘한 학생이 아르바이트로 공예품을 만들어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는데 전안법 때문에 할 수 없다’는 내용의 글을 저의 이메일을 통해 보내왔다. 그래서 우리 의원실 보좌관에게 그 학생에게 연락해서 전안법을 파악해보라고 부탁했다. 당시 저는 솔직히 말씀드려 전안법이 무엇인지 몰랐다. 직접 소관 분야가 아니었기 때문에. 알고 봤더니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터지고 나서 모든 전기용품과 상품에 대한 안전성을 강화하는 법안이었는데 제품 안전성만 생각했지, 그 이면의 다른 세계는 보지 않아서 사회적으로 문제가 확장했다. 박근혜 정부가 낸 ‘전안법’이 사회적 공분의 발단이 됐는데 이 법이 통과하니 소상공인분들 중 많은 분이 법 때문에 경제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 거다. 소상공인, 자영업자, 개인별 창작, 창업하는 핸드메이드 분야, 구매대행 등 모든 분야가 경제 활동을 하지 못해서 생계를 걱정해야 했다. 그래서 바른정당이 전안법 피해 관계자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진행했고 직접 피해 시장 등 현장에 나가 현장 의견을 듣고 등 해서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 개정안’을 내게 됐다.

- 우리 국민 중에는 과거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당 대표와 대통령 후보 시절 약속했던 내용을 지켜 달라며 농성을 이어가는 중소중견기업 노동자들이 있다. 바른정당은 중소중견기업 노동자 처우 개선에 관한 정책이 있는가

노동 문제, 정말 심각하다고 본다. 노조원 입장에서 보면 노조원대로, 기업인 입장에서 보면 기업인대로 어렵다. 저는 노조 문제는 일대 혁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말 서로 상생 방법을 찾지 않으면 함께 공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차원에서 바른정당 내에 9명이 탈당하기 전에는 20명 의원이 전원 분야별로 한 개씩 특위를 맡아 활동을 해왔다. 그땐 소상공인특위도 있었고 중소기업인 특위도 있었는데 이번에 전당대회를 통해 다시 당 지도부가 구성됐는데 그런 부분을 정비할 새로운 기구를 만들려고 한다. 현재는 활동이 안 되고 있다. 그러나 기구

- 의원님은 5선 중진이고 바른정당 창당 때 거의 주류 역할을 했고 초대 대표를 역임했다. 최근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연대 문제에 관한 소견은

지금까지 우리나라 정당사를 돌아보면 모든 정당이 지역 중심이거나 인물 중심 정당이었다. 그러다 보니 인물이 사라지면 그 정당도 사라졌다. 거기에 패거리 정치, 패권 정치, 이렇게 만들어졌다. 극단적인 폐단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나타났다고 본다. 근본적으로 이 부분을 우리가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치 철학을 중심으로 한 정당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가진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어렵지만, 만들어보자고 해서 만든 것이 바른정당이다. 그러나 요즘 저는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 ‘현실이 아직도 가치 중심, 철학 중심 정당을 뿌리내리게 하는 데에는 척박하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그래도 해야 한다고 본다. 끝까지 이 길을 갈 것이다. 그리고 어렵지만, 누군가 이런 씨를 뿌려야 나중에라도 이러한 가치 중심의 정당이 자리 잡을 수 있고 정치가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바른정당 비전과 포부

바른정당, 아직 한참 부족하다. 그러나 우리 국민께서 주신 바른정당에 대한 희망과 기대가 실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남은 열한 명, 남은 원외 위원장님들 사무처 위원들과 함께 어렵고 힘들지만, 허리띠를 졸라매고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국민이 원하는 정당다운 정당, 튼튼하게 만들어서 국민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도록 하겠다는 각오의 말씀으로 대신하겠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