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진행된 23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이동중학교에서 수능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귀가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포항시, 규모 1.7 여진 발생, 수능엔 지장 없어
수험생, 수능 압박감 잊고 여행·아르바이트 계획

[천지일보=정다준, 임혜지, 남승우 기자] “여진은 감독관님이 이야기해주셔서 알았어요. 솔직히 더 큰 지진이 올까 걱정도 됐었는데 그래도 감독관님이 괜찮다고 하셔서 지시에 따라 시험을 계속 봤어요. 지금은 너무 홀가분해요.”

경북 포항시 북구 동지여자고등학교에 다니는 고등학교 3학년 황희진(19)양은 23일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진행된 포항 남구 이동고등학교(시험장)에서 수능을 마치고 나와 이같이 말했다.

지난 15일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한 이후 여진이 지속돼 수험생이나 학부모 모두 불안해했지만 수능에 방해될 정도로 큰 여진 없이 무사히 시험이 종료됐다.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은 해방감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수능이 진행되고 있는 시간인 오전 11시 35분쯤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km 지점에서는 규모 1.7 여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는 ‘경미한 지진’으로 수능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황양과 같은 시험장에서 수능을 본 한 수험생도 “(수능 응시 중) 여진을 느끼지 못했다”며 “그동안 여진이 계속 있어서 불안하긴 했었는데 이번엔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약해서 이제 진짜 약해졌구나하고 생각했고 이렇게 생각하니 시험도 편하게 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친구들도 많이 걱정했는데 이제는 다들 조금 안심하는 것 같다”며 “수능도 끝났고 이젠 정말 하고 싶은 일들을 할 생각”이라고 했다.

지진 피해는 없었지만 수능으로 인해 줄곧 압박감을 받고 있었던 다른 지역의 수험생들도 수능으로부터 벗어나게 된 기쁨을 표현했다.

▲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진행된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귀가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에서 수능을 치른 김선미(19, 서울시 신길동)양은 “영어랑 수학이 가장 어려웠다”면서도 “첫 수능이라 엄숙하고 무거운 분위기일 줄 알았는데 학교에서 보는 시험 분위기와 다르지 않아 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험이 끝나니 몸도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며 “이제 수능이 끝났으니 친구들과 계획했던 부산여행을 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은지(19, 영신고)양은 “수능이 끝났는데 아쉬움도 있고 시원섭섭하다”며 “일단 노래방을 가서 스트레스를 풀고 싶고 앞으로 계획은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준비하려고 한다”고 했다.

우태훈(19, 경인고)군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고에서 시험을 치르고 나와 “시험을 잘 본 것 같아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며 “이제 집에서 마음을 놓고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우군과 같은 시험장에서 수능을 치른 한 수험생은 “수능이 끝나면 꼭 겨울바다로 여행을 가고 싶었는데 드디어 갈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돈을 모아 유럽여행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한 미소를 지으며 시험장을 나온 김진우(19, 관악고)군은 “이번 수능은 최저등급을 맞추기 위해 본 것인데 사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잘 모르겠다”면서 “그래도 이제 수능이 끝났으니 계획대로 면허를 따기 위해 운전면허학원에 등록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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