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무는 시] 코스모스 길 - 임성숙
[마음이 머무는 시] 코스모스 길 - 임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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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길

임성숙(1933~  )

 

여름 내 흘린 땀방울
알알이 열매로 익어갈 무렵

어느새 늘씬하게 키 자란 청순한 소녀들
들길 오솔길 오순도순 줄지어 서서
무심히 오가는 세월나그네
살랑살랑 수줍은 몸짓으로 환송하네

카오스에서 피어난 코스모스
아름다운 우주 꽃길 코스모스 길.

 

[시평] 

가을이 찾아왔다. 높아진 하늘과 더욱 푸르름으로 깊어진 하늘, 그 아래론 온갖 나무들이 붉게, 또는 노랗게 물들고, 열매들은 그 결실을 이루고 있다. 여름 내내 흘린 땀이 이제야 그 결실을 맺고 있구나 생각하면, 어느 시인의 말과도 같이 지난여름은 참으로 위대하지 않을 수 없다.

길 양 옆으로는 어느 새 키가 훌쩍 커버린 코스모스들이 줄지어 서 있다. 바람에 이리저리 그 날씬한 몸을 흔들며, 오고가는 사람들을 환송하듯이, 아니 기나긴 세월의 여정을 지나고 있는 세월나그네를 환송하듯이.

코스모스는 그 이름 때문에 흔히 카오스의 반대의 뜻을 지니며, 우주의 의미도 지닌다. 그래서 흔히 코스모스라는 가냘픈 꽃이 우주라는 엄청난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래서 시인은 ‘카오스에서 피어난 코스모스 아름다운 우주 꽃길 코스모스 길’이라고 노래하고 있다. 어쩌면 무덥고 모든 것이 무성하게 성장하는 여름은 카오스에 비견될 수 있는 계절이었는지 모른다. 그 카오스와 같은 여름을 보내고 이제 코스모스의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며 피어난 꽃, 코스모스. 그래서 그 이름이 ‘질서, 조화’라는 의미를 지닌 것은 아니가 생각해 본다. 이 가을 그 조화와 질서를 이루는 꽃이 피므로 더욱 가을다워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윤석산(尹錫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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