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에서 이국종 교수가 총상을 입은 귀순 북한군 병사의 수술 현황과 상태 등을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의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생명”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이국종(아주대학병원 중증외상센터장) 교수가 22일 북한 귀순 병사 인권 침해 논란에 대해 어려운 심경을 토로했다.

이날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에서 이 교수는 2차 브리핑을 열고 “그동안 일한 것보다 일주일 북한 병사를 치료하는 동안 병원장님께 호출을 받은 게 더 많을 정도로 견디기가 힘들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7일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가 북한보다 나은 게 뭔가? 사경을 헤매는 동안 남쪽에서 치료받는 동안 몸 안의 기생충과 내장의 분변, 위장의 옥수수까지 다 공개돼 또 인격의 테러를 당했다’고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이 교수는 “저는 칼을 쓰는 사람이다. 외과 의사들은 가장 단순하면서도 굉장히 전문화된 일에 특화된 사람”이라며 “저희는 말이 말을 낳고, 낳은 말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말의 잔치가 되고 있는 복잡한 상황 속에서 헤쳐 나갈 힘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몸 안에는 기생충도 있고 변도 있다. 보호자에게 통상 환자 소견을 이야기할 때 이런 이야기를 한다”며 “만약 이런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가 문제가 터지면 어찌 하겠느냐”며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의사들이 가장 중점을 두고 하는 것이 환자의 목숨”이라며 “저희들에게 환자의 인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속한 의료팀의 상황을 전하며 “헬기를 타고 내릴 때마다 여기저기가 긁힌다. 그런데 그런 상황 속에서 에이즈 환자를 아무런 사전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수술한 적이 있다”며 “응급 수술 같은 경우에는 미리 검사를 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피를 온 몸에 뒤집어쓰고 한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 귀순 병사는 상태가 호전되고 있어 이번 주말 내로 일반 병실로 옮길 예정이다.

▲ 22일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에서 이국종 교수가 총상을 입은 귀순 북한군 병사의 수술 현황과 상태 등을 설명한 후 한 외신기자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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