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태풍아 불어라, 파도야 일어라…나는 오늘도 너를 극복하련다
[쉼표] 태풍아 불어라, 파도야 일어라…나는 오늘도 너를 극복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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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거제 복항마을에 있는 `매미성'. 2003년 태풍 `매미'로 농작물 피해를 본 개인이 지난 14년간 축대를 쌓다가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가을의 끝자락, 거제도를 찾았다. 들쑥날쑥한 리아스식 해안, 거친 바람과 물살. 거제도를 둘러싼 크고 작은 섬들과 해안가 자갈들은 이러한 악조건을 견뎌낸 까닭인지 더 이상 손 볼 데 없는 완성품 같았다. 거제도는 거센 물살을 이겨내고 몽돌이 된 자갈 같이, 시련과 위기를 극복한 사람들의 흔적도 많은 곳이다.

여행 목적을 정해도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 거제도를 하루 만에 돌아보기란 불가능. 고심 끝에 거제해저터널과 매미성, 칠천량해전공원을 둘러보기로 하고 서울에서 출발하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 매미성 이모저모 ⓒ천지일보(뉴스천지)

‘배를 타야 하나.’ 거제도에 가기 위해 교통편에 대한 걱정이 앞설 수도 있다. 거제도는 섬이지만 육지와 연결돼 있다. 2010년 개통한 8.2㎞의 왕복 4차선 다리인 ‘거가대교’를 이용하면 부산, 마산 등 인근지역에서 1시간 내에 거제도에 당도할 수 있다. 통행료는 1만원이다. 살짝 비싸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부산과 거제 간 통행시간이 2시간 10분에서 50분으로 단축됐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당일치기 여행자들에겐 무척이나 고마운 다리다.

▲ 거제도 몽돌 ⓒ천지일보(뉴스천지)

‘가덕해저터널’은 거가대교에서 놓칠 수 없는 구간이다. 거가대교 중 가덕도~대죽도(3.7㎞) 구간이 해저침매터널로 돼 있다. 수심 48m의 해저에 건립돼 현재로서는 가장 깊은 수심의 해저터널이다. 그밖에도 180m라는 최장 함체라는 점, 파도와 바람 및 조류가 심한 외해에 건설됐다는 점 등이 세계기록이라고 한다. 터널을 지나는 내내 전광판을 통해 수심 몇 미터를 지나고 있는지 알 수 있어 짜릿하다.

바다 속이 훤히 보이는 해저터널은 상상하지 않고 오는 것이 좋다. 다리를 그냥 지나치기 아쉽다면 해저터널 입구 옆에 위치한 가덕휴게소를 둘러보기를 권장한다. 무료로 해저터널 홍보관을 관람할 수 있다. 자녀들과 거가대교를 지난다면 홍보관은 꼭 방문하라고 권하고 싶다. 아이들도 해저터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돼 있어 머리를 쥐어짜가며 설명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을 것이다. 해저터널 구간을 지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거가대교의 상징 다이아몬드형 주탑이 나오고 곧 거제도가 시작된다.

▲ 매미성 전경 ⓒ천지일보(뉴스천지)

◆태풍 ‘매미’로 닥친 시련, 14년간 축대 쌓게 만들다
거가대교를 지나왔다면 매미성에서부터 거제도를 즐겨볼 것을 추천한다. 대부분의 거제 명소가 매미성 이후에 펼쳐지니 안심해도 된다.

매미성은 2003년 태풍 ‘매미’로 인해 농사를 망친 백순삼(65, 남)씨가 14년째 돌을 하나하나 쌓아올려 만들고 있는 미완성 축대다. 이국적인 성의 모양을 하고 있어 결혼식 스냅사진을 찍기 위한 예비 신혼부부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 매미성에서 바라본 거제도 ⓒ천지일보(뉴스천지)

매미성은 복항마을 안쪽에 자리 잡고 있어 도로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마을 이름이 새겨진 돌비석이 주변에 세워진 차량에 가려져 헤매기를 반복했다. 이곳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도로를 타고 내려가다가 차량이 많이 서 있는 동네 입구를 찾으면 되겠다. 자가용은 입구에 주차한 뒤 마을로 150m가량 걸어 들어가야 한다. 마을 입구엔 ‘길이 좁아 접촉사고 등 안전사고 위험이 있어 도보로만 이용할 수 있다’는 안내판이 친절하게 세워져 있다.

“태풍 매미가 밭을 덮친 것은 일주일이 지나서야 알았다. 마을 주민들이 ‘저 사람 망했다’라고 할 정도로 밭이 훼손돼 있었다. 한동안 넋을 잃고 있었지만 이내 정신을 차렸다. 이렇게 된 데는 하늘의 뜻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뭐든지 해보자는 결심이 섰고 그때부터 돌을 쌓기 시작했다.”

다른 이의 도움을 받지 않고 축대를 쌓은 이유는 장기간 땅도 다져가면서 견고하게 쌓기 위해서란다. 무엇보다 도면이 자신의 생각 속에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대신 축대를 쌓아 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을 이해해준 가족들에게도 고마워했다. 백씨는 앞으로 3년간 매미성을 더 쌓고 다듬을 계획이라고 했다.

▲ 매미성에서 바라본 복항해변 ⓒ천지일보(뉴스천지)

백씨는 자연스러움이 매미성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처럼 사람들로 붐빌 것을 예상하지 못해 미로를 많이 만들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했다. 매미성의 전체를 찍기 위해선 성 앞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바위에 올라가거나 바다에 발을 살짝 담가야 한다. 오후 3시쯤이면 물이 빠진다고 하니 그 시간에 방문해도 좋겠다.

복항마을에선 매미성 빼고는 둘러볼 게 없다. 바다 멀리 거가대교가 보이는 정도. 다만 몽돌해변가를 들르지 않을 예정이라면 이곳 복항해변에서 몽돌을 구경하고 가면 좋겠다. 거제도엔 파도에 부딪혀 동그랗게 깎인 이른바 몽돌천국이다. 지인이 말한 ‘몽돌몽돌’ 소리까지는 들리지 않지만 파도에 작은 몽돌이 굴러가는 소리는 들을 수 있을 것이다.

▲ 칠천량해전공원 앞바다. 넓게 펼쳐진 바다와 산책로가 공원을 둘러싸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칠천량 해전, 패배의 아픔 승리로 거두다

▲ 칠천량해전공원 어린 아이 조형물 ⓒ천지일보(뉴스천지)

복항마을에서 나와 30분가량 차를 타고 가면 칠천량해전공원이 나온다. 사실 이곳은 승리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멀다. 칠천량 해전은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이 유일하게 패배했던 해전이기 때문이다. 당시 조선 백성에게까지도 큰 피해를 남겼다. 그러나 조선 수군은 이 해전의 참혹한 상처를 딛고 다시금 고삐를 당겨 잇따른 해전에서 승리를 거두었고 결국 일본군을 한반도에서 몰아냈다고 한다. 이 공원은 전몰 수군에 대한 위로와 함께 아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다짐 등 칠천량 해전이 주는 역사적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곳이다.

공원에 도착하면 먼저 큰 주차장이 나온다. 만약 시간을 아끼고 싶다면 차를 타고 조금 더 올라가 보조주차장에 주차를 하면 된다. 보조주차장 앞 계단을 이용해 조금만 올라가면 칠천량해전공원이 펼쳐진다. 이 공원을 비롯해 거제도에 있는 전시관들은 대부분 월요일이 휴관일이니 확인하고 가야 한다. 칠천량해전공원은 해전공원과 전시관으로 나뉜다. 공원에 들어서면 어린아이가 천진난만하게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조형물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는 아픔을 잊고 희망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전쟁의 패배를 맛본 장소여서일까. 이곳에서 바라본 바다는 복항마을에서 본 해변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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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유정 2017-11-22 09:30:43
매미성 보러 거제도 한번 가야겠다 그리고 정말 그 집념 정말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