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 살고 종교가 살아야 나라가 살고 인류가 산다. 어쩌면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말이 아닐까 싶다. 신정권과 구정권이 ‘적폐’와 ‘보복’이라는 단어를 놓고 갑론을박하고 있지만,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말도 있고, ‘도토리 키 재기’라는 말도 있는 것처럼, 국민들이 보기에는 권력싸움이요 당파싸움이요 이권싸움이요 이념싸움에 불과할 따름이며, 아전인수(我田引水)격 명분논리에 그저 국민들은 속절없이 볼모로 잡힌 채 지쳐만 가고 있다.

진정한 적폐가 무엇일까. 요즘 소위 주요언론이라는 매체는 물론 중앙 및 지방 일간지 나아가 인터넷 매체를 통해 쏟아진 광고물과 온 나라를 뒤덮고 있는 전단지가 한반도를 후끈 달구고 있다.

이 전단물은 다름 아닌 신천지예수교회(총회장 이만희)에서 어마어마한 인력과 비용을 들여가며 못 들었다 핑계하지 못하도록 지도자를 포함한 정치 사회 종교 언론 법조계 등 모든 국민이 알기를 원하고 시행한 것이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시행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야말로 이 광고에는 끔찍할 정도의 충격적인 내용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우선 ‘반국가 반사회 반종교는 누구인가’와 ‘진실을 알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시작된다. 이 제목만을 놓고 보면 누군가 이 말을 쓰고 있지만 사실은 그 말을 쓰고 있는 그들이 이 말에 해당된다는 의미로 들리며, 나아가 ‘적반하장(賊反荷杖)도 유분수(有分數)’라는 말처럼 뭔가 억울하고 화가 나 있음을 짐작케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제목대로라면 엄청난 누명을 쓰고 있다는 얘긴데 그냥 넘어갈 일이 결코 아님을 충분히 짐작케 한다.

중요한 사실은 엄청난 비용과 인력과 이 내용의 대상이 누구며 광고주 또한 누구라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는 점을 보아 실린 내용의 진위여부에 대해선 그렇게 고민할 여지는 없어 보인다.

그러면 그 안에는 도대체 어떤 내용들이 있는 걸까. 지면관계상 간단히 요약하면 CBS는 대한민국 공영방송이며 기독교방송임에도 불구하고 통계적으로 거짓 방송을 200번 이상 했다는 것이며, 나아가 그 거짓방송을 통해 신천지교회에서 조국통일선언문 비석 세우는 일도, 대형 손도장 태극기 만드는 일도, 현충일 행사도, 자원봉사도, 평화의 일도 못하게 비방과 비난을 통해 방해해 왔다는 주장이다.

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신천지교회를 이단이라 하지만 낡고 부패해 교인 수가 급감하고 있으며, 두 개, 세 개로 갈라져 서로가 이단이라고 싸우며, 한기총 회장직도 목사 안수증도 돈으로 팔고 사고 있다는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한기총의 핵심 교단인 장로교는 일제강점기에 일본 정치인의 앞잡이가 돼 기독인들을 선동해 일본 신에게 절하게 하고 찬양하게 했다는 것이며, 신사참배를 반대하고 나온 고신파가 그 증인이라는 것이다. 그 버릇은 쿠데타 정권의 유신헌법 지지운동으로 이어졌으며, 이 장로교는 마녀사냥으로 강제개종을 일삼던 칼빈이 만든 교단 즉, 칼빈교(장로교)이지 예수교가 될 수 없으며, 이러한 역사를 가진 장로교가 중심이 된 단체가 바로 오늘날 한기총이라는 강도 높은 주장이다.

그러함에도 누가 누구에게 반국가 반사회 반종교 단체라며 온 국민들에게 거짓의 씨를 뿌리냐며 분노하는 것이다. 특히 한기총은 성경 즉, 신의 뜻을 거짓목사들의 주석 곧 거짓말로 가르쳐 왔으며, 이러한 불법 행위와 거짓 증거를 감추기 위해 거짓말을 지어 국민들에게 인식시켜 왔다는 주장이다. 또 한기총 거짓목자들은 한국기독교의 태동이 그리했던 것처럼, 오늘날도 세상의 세력인 정치인들과 하나 되어 종교의 본질을 떠나 세상권력으로 종교를 치리해 왔고, 세상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종교지도자들과 손잡으며 편향적 행태로 두 가지 국민을 만들어 왔으니, 이는 ‘정교분리 원칙’이라는 헌법에도 위배되는 일이라며 조목조목 지적하는 것이다.

이로 보아 언급한 내용들은 정치 종교 언론 등 나라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내용들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나라의 공기관은 사실여부를 정확히 규명해 진실을 알려야 하고, 국민들은 거짓이 아닌 진실을 알 권리가 있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적폐청산’이 아닐까.

무엇보다 이제 신천지교회가 던진 화두에 대해 CBS와 한기총은 더 이상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지 말고 솔직하게 답을 해야 할 차례가 온 것 같다. 그리고 지리한 전쟁은 끝내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할 것 같다. 그래서 분열과 증오, 저주가 아닌 대화와 화합과 평화의 세계를 만들기 위해 다 같이 지혜를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삼국시대 백제의 무왕 서동(薯童)은 어릴 때 어여쁘기로 소문난 신라 선화공주를 아내로 맞이하기 위해 신라로 건너가 서동요를 지어 꼬마들에게 부르게 함으로써 어여쁜 선화공주를 아내로 맞아들일 수 있었다. 뜻한 바를 이루기 위해선 이와 같이 지혜가 필요하고 끈질긴 노력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게 한다. 오늘날 우리도 분열과 전쟁으로 아비규환이 된 세상에서 종교부터 하나가 돼야 하고, 평화의 세계를 이루기 위해선 분열과 증오와 저주보다 서동요와 같이 화평케 하는 노래를 불러 목적한 평화의 세계를 다함께 이뤄갔으면 얼마나 좋을까. 언론이 살고 종교가 살아야 나라와 인류가 산다는 말이 새롭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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