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진 잦아지고 세지는데 대책은 제자리걸음
[사설] 지진 잦아지고 세지는데 대책은 제자리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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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포항 흥해지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고, 일주일 사이에 60회가 넘는 여진이 발생하는 등으로 피해주민들과 인근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행정기관과 사회단체에서 피해지역 복구작업에 나선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현지를 둘러보고 “철저한 지진대책을 수립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대표들이 피해지역을 방문했고,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도 현지에서 주민들을 위로하는 한편,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조했다.

이번 포항 지진을 바라보는 피해주민이나 국민 마음은 편하지가 않다. 지난해에 경주에서 규모 5.8의 강진이 난 이후에도 정부에서는 철저한 지진대책을 세우느니 부산을 떨었지만 인근 지역인 포항에서 지진발생 시에 지진대비 매뉴얼에 따른 신속한 대응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기상청에서 긴급재난문자 통보로 지진발생상황을 알리고 ‘여진 등 안전에 주의바란다’는 메시지가 있었을 뿐 발생지역 중심으로 대피처가 어디인지, 긴급 지참물 등은 무엇인지 구체적인 행동요령 미숙지로 일부 주민들이 우왕좌왕하면서 불안에 떨었던 것이다.

지난해 경주 지진이후 정치권과 정부에서는 “지진대책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에 따라 정부에서는 방재훈련시 지진을 포함시키는 등 일부 조치를 취한 적이 있으나 근원적 대책을 위한 지질조사, 지진관련 예산의 충분한 확보 등은 미비했고, 국회에서도 지진대책과 관련된 법안이 수십 건 발의됐다. 그중에는 기상청장이 지진 등의 자연재난에 관한 예보·경보·통지 등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개정안’ 등 몇 건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됐지만 나머지 법안 40여건은 아직 계류 중에 있는 것이다.

부산-양산-경주-포항을 잇는 남부동해안 일대는 영남지방 최대 규모의 지진단층인 양산 단층 이 분포해 있어 지진 위험지대이다. 그 점을 지질조사기관이나 연구기관에서는 수차례 강조해왔건만 지진대책은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경주지진 이후 확보된 지진방재 예산도 흉내만 내는 수준이다. 내년도 지진 방재 예산(안)은 3165억 3700만원 수준으로 올해(3668억 5300만원)보다 503억원 이상 줄어든 규모다. 이것 하나만 봐도 정부의 지진대책이 얼마나 겉돌고 있는가를 여실히 증명하는 셈이다. 지진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정치권과 정부가 요란을 떨 게 아니라 지진연구기관 등과 긴밀히 협력해 지진단층에 대한 조사와 함께 주택의 내진설계 강화, 유사시 행동요령 등 종합적이고 실효성 있는 지진방재대책을 세우는 게 급선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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