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에 참여한 일러스트레이터 호옹의 작품. 윤동주의 시 ‘서시’를 주제로 그렸다. (출처: 인터넷 교보문고 ‘시(詩), 그림이 되다’ 독자투표 페이지)

젊은 작가 5명, 윤동주 시 그림으로 표현
필사 페이지·시 낭송 오디오도 제공해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1941년 11월 창작된 시인 윤동주의 ‘서시’다. 오는 12월 30일은 윤동주의 탄생 100주년이다. 이를 기념해 제작된 스페셜 에디션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가 출간을 앞두고 있다.

윤동주는 1941년 연희전문학교 문과를 졸업하고 자신의 시 19편을 묶어 77부 한정판으로 출판하려 했다. 시집의 제목은 ‘병원(病院)’으로 ‘세상이 온통 환자 투성이’라는 의미를 지녔다. 출판 전 자필로 3부를 만들어 이양하(李敭河)와 후배 정병욱(鄭炳昱)에게 각각 한 부씩 주고 한 부는 자신이 간직했다.

책을 받아 본 이양하는 일제 검열 통과 여부를 걱정해 출간을 만류했다. 이로 인해 시집 출간은 보류됐고, 이후 4년 뒤 윤동주는 해방을 불과 6개월 앞두고 일본에서 옥살이하다가 숨을 거둔다.

윤동주 사후 3년인 1948년에 당숙 윤영춘, 동생 윤일주, 후배 정병욱·장덕순의 주선으로 시 19편이 또 다른 윤동주 시 12편과 함께 하나의 시집에 담겨 출간됐다. 바로 윤동주의 유고시집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다.

유고시집에 수록된 시 19편과 ‘쉽게 씌여진 시’ 1편, 총 20편의 윤동주 시가 현대 청년 작가 5명의 그림과 함께 출판사 카멜북스에서 출간 된다. 카멜북스는 네이버·교보문고와 함께 이번 스페셜 에디션을 기획했다.

지난 7월 네이버 창작자 플랫폼인 그라폴리오는 일러스트 공모전 ‘시(詩), 그림이 되다’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시인 윤동주의 위로·열정·자연과 인간에 대한 사랑’을 주제로 다양한 그림을 제출했다. 330여명의 창작자가 출품한 작품은 1020여개로, 인터넷 교보문고 독자투표를 통해 작가 호옹·현진·임부르스·정하·AJieunius 최종 5명이 선정됐다.

이번 시집에는 일러스트뿐 아니라 독자가 직접 해볼 수 있는 필사 페이지도 마련돼 있고, 페이지별로 삽입된 QR코드를 통해 녹음된 시 낭송을 들을 수 있다. 낭송에는 네이버 오디오 클립의 젊은 성우와 공모전에서 수상한 일러스트레이터가 참여했다.

출판 관계자는 “이번 책은 영원한 청년 윤동주와 오늘을 사는 청년들을 잇는다는데 의의를 두고 기획했다”며 “독자가 필사 페이지에 직접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림으로써 젊은 나이에 옥사한 한 청년이 남긴 미완의 기록을 완성시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표지사진. (제공: 카멜북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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