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20일 오전 한국e스포츠협회 자금 유용 의혹과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스포츠협회 ‘사유화’
경제적 이익 챙긴 의혹
구속영장 청구 검토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롯데홈쇼핑이 한국e스포츠협회에 3억원의 후원금을 내게 한 혐의를 받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검찰에 출석했다. 전 전 수석은 “불법을 저지른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20일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한국e스포츠협회를 통해 롯데홈쇼핑으로부터 3억원의 뇌물을 챙긴 혐의(제3자 뇌물수수)를 적용해 피의자 신분으로 전 전 수석을 소환했다.

전 전 수석은 검찰에 출석하며 “두 전직 비서들의 일탈에 대해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청와대 누가 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저는 어떤 불법도 저지른 적이 없다”며 “(검찰) 안에서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여당 인사 가운데 고위 관계자가 비리 혐의로 검찰에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전 수석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소속 국회의원이었던 지난 2015년 7월 자신이 사실상 지배력을 행사하는 한국e스포츠협회에 롯데홈쇼핑이 3억 3000만원의 후원금을 내게 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당시 의원실 비서관이던 윤모(구속)씨 등과 공모해 롯데 후원금 가운데 1억 1000만원을 용역업체와 허위 거래를 일으키는 방식으로 자금을 세탁해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20일 오전 한국e스포츠협회 자금 유용 의혹과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앞서 윤씨는 e스포츠협회 부회장으로 게임 업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방송 재승인 과정의 하자를 공개적으로 제기하지 않겠다는 것에 대한 대가로 롯데홈쇼핑이 전 전 수석이 명예회장으로 있었던 협회에 3억 3000만원을 대회 협찬비로 내게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로 구속됐다.

검찰은 전 전 수석이 협회 핵심 인사들과 공모하고 협회 자금을 임의로 사용한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협회 사무국장인 조모씨도 윤씨 등에게 롯데 후원금 중 1억 1000만원을 비정상적 방법으로 내주고 전 전 수석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와 인턴 등에게 1년 동안 100만원가량을 지급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조씨는 검찰 조사에서 “윤씨가 전 전 수석이 작년 4·13 총선을 앞두고 쓸 자금이 필요하다면서 돈을 요구해 롯데 후원금 자금 세탁에 협조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전 전 수석의 가족이 롯데홈쇼핑이 비자금으로 사들인 로비용 기프트카드를 사용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 전 수석은 지난 16일 사의를 표명하면서 “게임 산업에 대한 부당한 오해와 편견을 불식시키고 e스포츠를 지원·육성하는 데 사심 없는 노력을 해왔다”며 “그 어떤 불법 행위에도 관여한 바가 없다”고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검찰은 그간 수집한 증거 자료와 전 전 수석의 진술 등을 종합해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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