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미옥’ 김혜수. (제공: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강영호 작가)

‘미옥’서 조직 2인자로 분해 강렬한 액션 연기
개봉 후 연이은 혹평에 “관객이 본 게 답이다”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나 이대 나온 여자야.”

아직도 영화 ‘타짜’ 하면 이 대사를 하는 김혜수가 떠오른다. 그만큼 강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다. 1986년 영화 ‘깜보’로 스크린에 데뷔한 김혜수는 ‘톱스타’의 타이틀을 지키며 스타 중의 스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혜수는 작품에 등장하는 것만으로 대중이 기대하게 만든다. 그에게 대한민국 대표 스타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는 30여년이라는 시간 동안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펼치는 연기 내공이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건강한 매력을 뽐내는 김혜수가 영화 ‘미옥(감독 이안규)’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영화 ‘미옥’은 범죄조직을 재계 유력 기업으로 키워낸 2인자 ‘나현정(김혜수 분)’과 그녀를 위해 칼을 든 조직의 해결사 ‘임상훈(이선균 분)’, 출세를 눈앞에 두고 이들에게 덜미를 잡힌 비리 검사 ‘최대식(이희준 분)’ 등 서로 다른 욕망을 좇는 세 사람이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을 벌이는 누아르 액션 영화다.

▲ 영화 ‘미옥’ 김혜수. (제공: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강영호 작가)

이 영화는 여성 원톱 주연의 누아르라는 작품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다. 하지만 뚜껑을 여니 누아르보다는 한 남자의 순애보에 집중했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미옥’ 개봉 전 만난 김혜수는 이와 관련해 담담하게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관객이 본 게 답이에요. ‘잘 봤다’고 할 수 있고 ‘아쉬웠다’는 사람도 있고 다 다르잖아요. 평론가만 영화를 보는 건 아니잖아요. 관객도 평론가와 동일하게 느끼기도 하고, 전혀 다른 지점에서 열광하거나 감동을 받을 수 있죠. 어떤 영화에서는 관객들이 훨씬 더 의미를 부여할 수 있으니까요.”

영화는 결국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최대식의 약점을 쥐고 흔드는 나현정, 나현정을 사랑하는 임상훈, 그런 임상훈을 뱀같이 교활한 말로 휘두르는 최대식 등의 관계가 맞물려 있다.

김혜수는 “얽히고설킨 세 인물의 관계 속에서 각자 지키고자 하는 소중함의 가치가 충돌하는 점이 굉장히 흥미로웠다”며 “주요 인물들의 욕망이 충돌한다. 어긋난 욕망은 같은 곳을 바라보지는 줄 알았지만 달랐다”고 말했다.

▲ 영화 ‘미옥’ 김혜수. (제공: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강영호 작가)

나현정은 마지막 일을 마무리하고 범죄조직을 정리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모성애 때문에 자신의 욕망을 이루지 못한다. 김혜수가 해석한 나현정은 달랐다. 그는 “나현정은 평범한 삶을 살고 싶은 자기 욕망을 좇는 여자다. 어느 날 아이가 나타났다고 없었던 모성애가 짠하고 나타나지는 않는다”며 “다만 아이가 자신과는 다른 삶을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었을 거다. 그게 아이를 지키는 형태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걸 일반적인 모성애에 대입해 연기하지 않았다. 저는 그렇게 이해했지만 영화에서 표현이 잘 안 된 것 같다”며 “영화는 하고 나면 늘 아쉬운 게 있긴 한데 ‘미옥’에서 모성이 엄청난 장치처럼 안 됐으면 했다”고 덧붙였다.

“(영화를) 보신 분이 제 의도를 전혀 못 느끼실 때도 있죠. 어찌 됐든 보고 느낀 사람의 잘못은 없어요. 그게 맞아요. 그 부분이 미진했거나 불필요한 부분이 강화됐거나 중요한 부분을 표현하지 못한 거죠. 최선을 다한다고 했으나 부족했던 거죠.”

그럼에도 영화에서 등장만으로도 엄청난 아우라를 내뿜는 김혜수의 모습은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특히 강도 높은 액션 신이 인상적이다. 김혜수는 1대 다수 액션을 비롯해 10㎏에 달하는 장총을 든 채 총격 신을 소화한다.

▲ 영화 ‘미옥’ 김혜수. (제공: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강영호 작가)

김혜수는 “액션은 큰 도전이었다. 막다른 상황에 부닥친 나현정의 감정을 유지하면서 상황에 맞는 액션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액션 신은 일반 장면과 달라서 영화로 보면 긴 시간을 할애했음에도 상당히 짧게 느껴진다”고 회상했다.

폐차장 액션 신에서는 그라인더를 가지고 조폭을 상대한다. 김혜수는 “저도 그라인더가 위험한데 어떻게 찍을까 매우 궁금했다. 장비를 똑같이 만들어서 촬영하더라”며 “만들어진 그라인더는 실제로 움직이며, 쥐고 있으면 진동이 느껴진다. 막 휘두르면 다치겠지만 위험하지 않게 제작됐다”고 말했다.

‘도둑들’ ‘관상’ ‘차이나타운’ ‘굿바이 싱글’에 이르기까지 김혜수는 언제나 변신을 거듭하며 건강한 에너지를 내뿜어 모든 여성에게 본받고 싶은 여성상으로 꼽히고 있다.

이번 영화로 액션영화 도전에 성공한 김혜수는 “도전하는 건 두려움이 있지만 흥미롭다. 자유로운 편이다. 변신에 부담은 없다. 하고 싶은 것만 할 수 없는 게 우리 일이다”며 “다양한 작품을 만나 다른 캐릭터를 연기한 게 다행이었다. 의도적으로 도전하고 변신하려고 한 건 아니었다. 작품은 마음 가는 대로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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