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가 글리벡 복제약 복용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인터뷰
“의약품의 최고 가치는 생명과 안전… 환자 인권 중요해”
“환자단체, 식약처에 임상적 견해 요청했지만 ‘무소식’”
“글리벡 복용중인 암환자들은 마른하늘 날벼락 맞은 심경”

[천지일보=강병용 기자] “글리벡을 복용하는 6000명의 암환자들은 일반적인 약이 아닌 항암제를 복용하고 있습니다. 모든 의약품의 최고 가치는 생명과 안전으로 환자를 고려치 않고 약이 갑자기 바뀌는 것은 생명과 안전에 큰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본지는 지난 16일 표적항암제 ‘글리벡’ 복용 암환자들이 글리벡 제네릭(복제약) 복용을 강요받는 일련의 사태와 관련해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환자단체)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앞선 지난 13일 환자단체 산하의 한국백혈병환우회는 류영진 식약처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는 지난달 국정감사장에서의 박능후 복지부 장관과 류영진 식약처장 발언이 시발점이 된 것으로 표적항암제 글리벡을 장기간 복용중인 암환자 6000여명의 안전과 인권보다 약사 직능의 이익을 우선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보건복지부(복지부) 종합 국정감사에서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노바티스의 불법 의약품 리베이트 제공 관련, 행정처분의 내용으로 건강보험 급여정지 처분 대신 과징금 처분으로 갈음한 이유와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성분에 대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보지만 복지부는 (오리지널과 제네릭 간) 개별적으로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복제약)비복용자가 약을 바꾸면 동일 성분이라도 다르게 발현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린 것 같다”고 답변했다. 이어 위원장에게 별도로 발언권을 요청한 류영진 식약처 처장은 “동일 성분이고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통과하면 오리지널과 제네릭 두 제품에 대해서는 약효가 같다는 것이 식약처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안기종 환자단체 대표는 “환자가 원해서 처음부터 복제약을 복용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원하지 않는데도 혈중농도에 따라 환자 생명과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표적항암제, 면역억제제를 중간에 복제약으로 바꾸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 대표는 국정감사에서의 발언에 대해 식약처에 확인을 해보니 식약처는 ‘복제약을 허가해줄 때 허가 해주는 절차에 대한 답변을 한 것이다. 동일 성분의 약의 경우 생물학적 동등성을 통과하면 안전성과 유효성은 기본적으로 같다고 하는 것에 대한 입장을 말한 것으로 실제 환자에게 썼을 때 어떤 지에 대한 것은 식약처의 영역이 아니다’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에 따르면 암환자들은 개별적 상태에 따라 약의 부작용을 관리해야 하고 암이 악화되지 않게 막는 것이 중요하기에 약의 투여가 중요하다. 안 대표는 “약은 치료적 효과가 있고 부작용이 안정적으로 관리된 이후에 오리지널 약이든 복제약이든 다른 약으로 바꾸지 않는 것이 약 복용의 기본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글리벡을 처음 복용한 환자를 대상으로 복제약으로 교체하는 것에 대해선 그나마 이해가 되지만 기존에 최소 5년에서 10년 이상 복용하던 환자들에게 약을 갑자기 바꾸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토로했다.

▲ 지난 16일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가 글리벡 복제약 복용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앞서 안 대표가 언급한 암환자 6000여명은 현재 건강보험공단에서 보험 적용을 받아 표준항암제 글리벡을 복용하는 환자들로 이들은 만성골수성백혈병, 위장관기질종양(GIST), 혈소판 감소증 등 총 7개 질환에 각각 해당되는 경우이다.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강조한 안 대표는 약에 대한 최종 결정은 환자가 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안 대표는 “의사·약사들은 환자가 약을 선택하는데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환자 입장에서 약의 선택권을 누구에게 줄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는 하지 않고 오리지널과 복제약 간의 논란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환자단체는 식약처에 최초 표적항암제인 글리벡과 이식환자에게 사용되는 면역억제제가 처음부터가 아닌 장기간 복용으로 효능이나 부작용이 안정화 된 이후에 임의로 동일 성분의 다른 약(복제약)으로 바꿔 복용해도 되는지에 대한 임상적 견해를 요청한 상태이나 확답을 듣지 못한 상태이다.

단체는 지난 13일부터 매일 오전 8~9시 오송 식약처 정문 앞에서 1인 릴레이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또 환자단체는 류영진 식약처장에게 공개 질의서를 통해 “제약사의 불법 리베이트를 처벌한다는 명목으로 암환자가 원치 않고 대부분의 의사들도 권유하지 않는 성분이 동일한 복제약이나 성분이 동일하지 않는 대체 신약으로 중간에 바꿔 환자가 복용하도록 강제해도 환자에게 아무런 피해는 없는가”라는 질의를 내놓았다.

안 대표는 “현재 글리벡을 복용하는 6000명의 암환자들은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심경”이라며 “환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환자에 생명과 안전과 인권에 관련된 제도나 정책이나 법률을 만들 때 시민사회단체나 의료공공체 단체가 어떠한 주장을 할 때는 신중해야하고 근거가 명확해야 한다”면서 “자칫하면 환자의 생명 과안전과 인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돌이킬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 환자의 인권과 안전을 무시하고 위협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향후 환자단체는 식약처가 답변을 줄때까지 무기한 1인 릴레이시위를 진행하고 답변이 왔을 때 해당 답변에 대한 사실관계 등을 검증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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