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모 대학병원에서 한 아버지가 아이를 안고 내과 진료 접수를 기다리고 있다. 식약청은 최근 5년 식중독 환자 변화추이를 발표하면서 한여름철인 7~8월보다 일교차가 큰 6월에 환자가 더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전문가 “손 씻기가 예방의 첫걸음”

[천지일보=백하나 기자] 평소 해물을 즐겨 먹는 김모(33, 남) 씨는 6월 초 인근식당에서 해물 돌솥밥을 시켜먹었다가 사흘 동안 끔찍한 복통과 설사에 시달렸다.

돌솥밥에 덜 익은 채로 들어간 낙지를 먹었다가 덜컥 ‘식중독’에 걸린 것이다. 김 씨는 해물 돌솥밥을 먹은 날 저녁부터 38도 이상으로 몸에 열이 오르고 화장실을 들락거리는 등 큰 홍역을 치렀다.

김 씨는 “음식 하나 잘 못 먹어서 치료비가 더 들었다”며 “당분간 바깥 음식은 시켜먹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환희(42, 부산시 사상구) 주부는 최근 아들 이건우(8, 모동초등학교) 군의 학교에서 식중독 예방을 당부하는 가정 통신문을 받고 예방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씨는 “음식을 적게 사서 되도록 조리를 한 날 다 먹도록 하고 평소에 아이의 식중독 감염 예방을 위해 손 씻기 교육 등을 철저하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8일 300여 명의 학생이 무더기로 식중독에 걸린 사례도 있다.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고등학교 2곳에 320여 명의 학생이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여 보건당국이 즉각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이들 고등학생은 같은 사립재단의 학교로 직영급식소도 같은 곳을 이용하고 있다. 급식소는 지난 4~7일 학생들에게 장조림과 갈치무조림, 카레, 닭볶음탕 등을 배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급식으로 인한 식중독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청(식약청)은 최근 5년간 식중독 발생 동향을 발표하면서 한여름인 7~8월보다 일교차가 큰 6월에 식중독 환자가 1209명에서 2932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갑작스럽게 더워진 날씨 때문에 식중독에 걸리지 않도록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무현 박애병원 소화기 내과 전문의는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손 씻기’를 제안했다. 그는 “상한 음식은 눈으로 보고 냄새를 맡아서 쉽게 분별할 수 있지만 다른 곳에서 식중독균이 묻은 손으로 음식을 조리하면 예기치 못한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며 “손 씻기야말로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강숙영 동강병원 간호팀장은 “온도 차가 심하면 아이들과 노인들의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식중독에 걸릴 위험이 크다. 음식물을 취급하는 주부와 업체 등이 스스로 위생을 지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식중독 예방을 위해서는 조리 시 음식을 완전히 익혀 먹고, 조리된 음식에 식중독균이 자라지 못하도록 냉장·냉동 보관 제품을 철저히 분리해 보관해야 한다. 교차 오염이 되지 않도록 고기와 채소용 도마와 칼을 따로 쓰고 소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만일 구토·복통·두드러기 등의 식중독 증상이 발견될 경우 약국에서 받은 처방약만으로 72시간 내에 진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설사로 인한 탈수 증세나 고열이 계속될 경우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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