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침묵’ 박신혜. (제공: 솔트엔터테인먼트)

아역부터 시작한 15년 차 배우
한뼘 더 성장한 모습으로 돌아와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2003년 14살 가수 이승환의 ‘꽃’ 뮤직비디오를 통해 처음 연예계에 데뷔한 배우 박신혜는 드라마 ‘천국의 계단’에서 최지우 아역을 맡으면서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이후 그는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입증하면서 잘 자란 아역 배우 출신 연기자로서 자리를 굳혔다. 특히 박신혜는 밝게 웃는 얼굴과 매력으로 청춘멜로 드라마에 강했다.

안정적인 연기력과 매력으로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사로잡아온 박신혜가 이번엔 영화 ‘침묵’에서 신념 있는 변호사 ‘최희정’ 역을 맡아 한뼘 더 성장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돌아왔다.

영화 ‘침묵’은 약혼녀가 살해당하고 그 용의자로 자신의 딸이 지목되자,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쫓는 남자 ‘임태산(최민식 분)’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영화에서 박신혜는 과거 용의자 ‘임미라(이수경 분)’의 과외 선생님이었던 인연을 계기로 변호를 맡게 된 ‘최희정’으로 분한다.

▲ 영화 ‘침묵’ 박신혜. (제공: 솔트엔터테인먼트)

“진실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사실이 아닌 상황에서 선택하는 희정이의 모습이 저에게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찍으면서도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희정이가 정답이 맞을까 생각했어요. 개개인의 감정이 얽히고설켜 있는데 그게 지저분하지 않잖아요. ‘침묵’은 그런 재미가 있었는 것 같아요.”

최희정은 각진 가방을 들고 정장만 입는 전형적인 변호사 캐릭터가 아니다. 빨간빛으로 염색된 머리를 한 최희정은 임태산에게 휘둘리며, 변호사로서 부족한 점도 보인다.

박신혜는 “빨간 머리는 원래 그렇게 빨간 설정이 아니다. 다른 해외 스케줄하고 겹쳐서 염색했는데 염색이 덜 빠져서 그렇게 됐다. 저도 보면서 ‘큰일 났다’고 생각하면서 봤다”며 “보통 생각하는 변호사는 정의감이 넘치고 활동적이다. 하지만 실제 변호사는 서류상으로 오가고, 법정에서 열변을 토하는 사건이 많지 않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희정은 야망을 품어서 임미라의 변호를 맡았다기보다는 철딱서니 없던 과외 학생이 여전히 철딱서니가 없어 보이고, 나라도 품어야겠다는 마음이 컸을 것”이라며 “막무가내인 임미라도 최희정 앞에선 온순한 학생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최희정을 표현하기 위해 박신혜는 외모보다는 내면연기에 신경을 썼다. 박신혜는 “머리는 감지만 드라이는 하지 않았다. 메이크업도 거의 하지 않아서 다크써클이 그대로 보인다”며 “이건 좀 심하다 싶었는데 그냥 ‘예쁘게 보일 거 아니니까 내려놓자’는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회상했다.

▲ 영화 ‘침묵’ 박신혜. (제공: 솔트엔터테인먼트)

어느덧 데뷔 15년 차 연기자가 된 박신혜. 연기에 대한 가치관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건강한 것”이라고 답했다. 박신혜는 “제가 만든 틀일 수도 있는데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건강하고 싶다”며 “한동안 일과 사람 관계가 힘들었다. ‘내가 무엇을 위해 일하고 있을까’라는 고민도 했다. 모든 게 무의미해졌다. 한편으로 생각하니 이 일을 하면서 힘든 날보다 행복한 날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행복 전도사가 될 수 없겠지만 누군가 내 연기를 보며 위로를 받고 잔잔한 메시지를 느낄 수 있다면 괜찮을 것 같았다”며 “그래서 필모그라피를 돌이켜보면 엄청나게 거창한 것보다 소소하게 웃음이 있는 작품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도 연기가 좋다고 말한다. 박신혜는 “철없이 연기가 좋은 건 변하지 않는 것 같다. 어려울 때도 많다. ‘침묵’은 감정의 변화가 섬세한 부분이 많아서 고민하는 시간도 길었고, 현장에서 만들어가는 부분도 있었다”며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시도였고 환경이어서 굉장히 낯설었지만 배움의 시간이었고 저에게 많은 것을 남겨줬다. 다행인 것은 제가 연기를 하는 것이 즐겁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가끔 제가 가진 재능보다 더 크게 봐주시는 분들도 계셔서 그걸 채우기 위해 저도 노력하게 되는 것 같아요. 모든 분들이 저에게 좋은 자극제가 돼주시는 거죠. 제가 복을 되게 받은 것 같아요. 늘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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