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38년 9월 12일 조선일보에 실린 신사참배 모습. 장로교 총회에서 신사참배를 결의한 후 평양신사에서 목회자와 교인들이 신사참배를 하고 있다. (출처: 한국기독교흑역사)

신천지인 사진만 찍어도 ‘유착’ 몰아
기독언론 ‘신천지 편파보도’ 도 넘어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신천지예수교회는 선거철만 되면 CBS 등 기독언론에 의해 네거티브 선거 아이템으로 등장했다. 바로 ‘신천지-정치권 연루설’이다. 기독언론은 이런 가짜뉴스를 통해 국민들에게 ‘신천지는 가까이해선 안 될 곳’처럼 각인시켰다.

19대 대선을 앞두고도 기독언론에 의한 ‘신천지 연루설’은 어김없이 등장했다. 시작은 ‘반기문-신천지 연루설’이었다. 지난해 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권 출마를 선언하자, CBS노컷뉴스는 유엔에서 열린 ‘세계여성의 날’ 행사에 참석한 IWPG(세계여성평화그룹) 대표와 찍은 사진 한 장을 근거로 제시하며 ‘IWPG 대표는 신천지 간부고 이는 신천지가 유력 대권 주자에게 줄을 대려는 증거’라는 취지의 기사를 냈다. 또 ‘신천지가 반기문 총장을 홍보에 이용하고 있다’고도 했다.

사실 해당 유엔 행사는 2015년 3월에 열렸고 당시 반 전 총장은 대선과는 관련 없는 인물이었다. 또 IWPG 대표는 유엔 NGO대표 자격으로 참석해 당시 유엔 사무총장과 기념사진을 찍은 것이기에 정치적으로는 무관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반기문 전 총장이 보수층의 유력 대선 후보로 지목되던 시점인 2016년 말에 나온 해당 뉴스는 각 언론을 통해 여과없이 보도됐다.

신천지-반기문은 포털 검색순위 1위를 차지하기까지 했다. 모든 언론이 언제 왜 찍은 사진인지 ‘팩트’에는 무관심했다. 신천지예수교회 측이나 반기문 측 모두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놓았지만 반기문 전 총장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만큼 한 동안 시끄러웠다.

과거에도 기독언론은 ‘새=신(新)’ ‘누리=천지(天地)’ 뜻하므로 새누리는 곧 신천지를 의미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2012년 18대 대선 당시에는 박근혜 캠프의 이경재 기독교대책본부장이 2004년 신천지가 주관한 체육대회에 참석해 축사했다는 이유로 박근혜-신천지 연루설을 제기했다. 분위기가 이렇게 되자 기독언론뿐 아니라 일반 언론이나 블로거도 특정후보를 공격하는 수단으로 신천지를 들먹이고 있다.

CBS노컷뉴스는 지난 4월 28일 한 사진을 공개하며 ‘신천지 핵심 인물이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와 찍은 사진이 입수돼 신천지가 장기간에 걸쳐 조직적으로 접근했음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국민의당에서 근거없는 보도라고 반박해 일단락됐지만 이런 의혹보도는 선거철마다 반복되고 있다.

▲ 지난 4월 9일 자유한국당 홍준표 당시 대선후보가 조용기 목사를 만나 박근혜 전 정부에 대한 지지를 부탁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기독언론에 팽배한 ‘이중잣대’

기독언론은 정치인이 한기총 대표와 만나면 ‘소통’, 신천지예수교인과는 사진만 찍혀도 ‘유착’이라며 이중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일제시대부터 친정부 행보를 보여 온 한국교회를 등에 업은 기독언론의 이런 행태는 그야말로 적반하장(‘賊反荷杖)’이라는 것이 신천지 측의 주장이다. 한국교회 보수교단연합기구를 대표하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은 태생부터 5공화국 종교대책반이 만들어낸 최대 작품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가 주최한 제140차 월례포럼에서 남오성 목사(당시 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는 “당시 전두환 정권 초기부터 5공화국 세력이 진보적 종교세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종교대책반을 운영하고 보수세력의 조직화를 지원했다”며 “한기총은 한국교회 구성원으로부터 위임받지 않은 대표성을 무단 발휘해 왔다. 복음단체를 가장한 정치단체”라고 정의한 바 있다.

한기총 창립위원장을 맡았던 한경직 목사는 수많은 봉사활동 등으로 추앙받고 있지만 시대마다 권력에 굴복한 인물이라는 평가도 따르는 인물이다. 그는 일제강점기 말기에 일제 천황신에게 경배하는 신사참배를 했고, 1980년 전두환 국보상임위원장을 위한 조찬기도회에 참석해 전 위원장에 대한 칭송에 앞장서는 등 새로운 권력 앞에는 늘 고개 숙였다.

한기총의 이런 태생적 배경은 역대 정권의 주요현안과 발맞추기를 하는 모습으로 이어졌다. 박근혜 전(前) 대통령 탄핵 전까지는 추진했던 역사교과서 국정화, 사드 배치 등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박근혜 정권을 옹호해왔다. 그러다가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유력 대선주자로 지목되자 한기총 이영훈 회장 등 일부 인사들은 친 더불어민주당 행보를 보여, 권력 따라 움직이는 한기총의 모습을 또 한 번 확인시킨 바 있다.

CBS노컷뉴스는 4월 9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가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조용기 원로목사와 당시 한기총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을 차례로 방문한 내용을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홍 후보는 두 목사에게 박근혜 전 정부에 대한 지지를 부탁했다.

반면 5월 2일에는 개신교 목회자 3000명이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 대한 공식 지지를 선언했다. ‘기호 1번 문재인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기독교 목회자 3000인’은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후보의 제19대 대통령 당선과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대통령이 되기를 기도한다”며 지지 선언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는 헌법 제20조 2항을 들어 ‘정교유착’ 의혹을 제기하며 비판하는 기독언론은 없었다. CBS노컷뉴스와 국민일보는 해당 내용을 보도하지도 않았다. 정치적 입장 표명조차 없는 신천지예수교회에 대한 비판·의혹제기는 정황만을 갖고도 보도한 행태에 비춰보면 매우 이중적이라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단체 인권위원회 대표는 “기성교단과 기독언론이 자신들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신천지-정치인 연루설과 같은 거짓말을 지어내는 것 같다”면서 “최근 민원이 들어와 촛불집회 현장에서 ‘신천지 척결’을 외친 사람들과 집을 나갔다는 청년들을 직접 만나본 결과 ‘신천지예수교회 때문에 가정이 파탄 나고 피해를 봤다’는 주장은 모두 거짓이었다”고 폭로했다. 그는 “신천지예수교회와 관련된 일련의 정교유착설 등은 모두 거짓”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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