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S는 신천지예수교회를 사이비‧반사회 단체로 규정하고 2015년 3월 CBS다큐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신빠사)’ 8부작을 방영했다. 2012년부터 신천지 척결 작업을 주도한 CBS는 이와 같은 신천지 배척의 본질은 ‘신천지 급성장이 CBS기독교방송 운영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라고 직접 밝힌 바 있다. 한편 법원은 신빠사의 왜곡‧편파보도를 인정해 CBS 측에 총10개의 정정‧반론보도 및 손해배상 판결을 내렸다. (출처: CBS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 영상 캡처)

시대마다 반복된 ‘사이비’ 프레임
급성장하는 신천지, ‘공적 1호’ 표적
한국교회 기득권 세력에 눈엣 가시

공격적 보도로 무리수 연타 날린 CBS
공정보도 인정 못받고 결국 法 심판대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한국교회가 신천지를 공적(公敵) 1호로 삼고 기독언론과 합세해 ‘신천지 죽이기’에 혈안이다. 이 때문에 한국사회에서 교인들은 물론 국민 중 신천지교회를 ‘사이비’로 알고 있는 숫자가 상당하다. 신천지는 진짜 사이비일까, 만들어진 가짜 사이비일까. 본지는 신천지 집중탐구를 통해 신천지에 씌워진 ‘사이비’ 프레임의 전말을 짚어본다.

사이비(似而非)란 겉으로 보기엔 비슷하나 근본적으론 다른 것을 뜻한다. 그래서 흔히 ‘사이비종교’ ‘유사종교’를 두고 겉은 종교의 형태를 띄고 있지만 권력 혹은 교인들의 재물을 착취하는 반사회적 집단을 지칭한다. 신천지를 이 같은 사이비종교라고 판단할 근거를 찾기는 어려웠다. 이미 검찰 수사와 각종 지역 사회 선행 등에서 증명된 부분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역사 속 ‘신종교 죽이기’에 주목하고 있다.

◆기득권 유지 위한 ‘사이비’ 프레임

과거 기득 세력이 신종교에 ‘이단’ ‘사이비 종교’ 등의 꼬리표를 붙이고 수상한 집단 취급을 하는 사례는 쉽게 찾을 수 있다. 먼저 일제 강점기다. 일제는 종교를 식민정치에 활용했는데 ‘포교규칙’을 만들고 신도, 불교, 기독교만을 공인종교로 인정했다. 반면 천도교, 대종교 등 민족정신을 기초로 설립된 신종교는 당시 ‘유사종교’로 구분, 보안법을 적용해 단속하고 통제했다. 일제의 사상과 정신을 주입하고 민족혼을 말살시키기 위함이었다. 한때 ‘보천교’의 경우 많게는 조선인의 25%가 믿게 되면서 일제가 식민지배의 위기의식을 갖게 됐다.

이후 해방과 한국전쟁 후부터는 기독교가 정권과 밀접히 관계하며 기득권을 차지하게 됐다. 이승만 정권이 기독교 지원정책을 폈고, 자신의 정적인 민족운동가들이 관여하고 있던 대종교 등 신종교를 탄압해 일제의 ‘유사종교’ 분류가 이어지도록 했다.

전두환의 경우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를 통해 정치·사회의 대대적인 숙정과 정화 조치를 단행하게 되는데, ‘정화’ 활동이라는 명목(미명) 하에 종교정화 활동(이단 척결)도 함께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신군부에 타협하지 않은 불교계와 함께 기독교계 신종파, 굿당과 기도터 등은 불순 세력으로 규정, 탄압·정리됐다.

◆한국 기득권 종교, 신천지에 화살

이 같은 명맥은 당시의 군부세력을 찬양한 인사들이 대부분 한국기독교총회(한기총)로 초기 설립 주축이 되면서 정치권력에 기생해 오던 한국 종교 기득권 역사를 이었다. 한기총의 이단 규정은 신흥 교단을 위협하는 수단이 되기에 충분했다. 한 번 이단으로 지목되면 교계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사이비 단체’라는 딱지가 붙었다. 한기총과 회원교단들은 신흥 교단의 성장을 경계하며 교계 언론을 앞세워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이단과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이 같은 척박한 토양에서 신천지는 탄생했다. 기성 교계가 신천지를 이단시 한 지는 10년이 넘었지만, 신천지에 대한 실질적 경계령이 내려진 시기는 2007년 MBC PD수첩의 신천지 방영 후부터다. 당시 4만 5000여명의 신천지교인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첫 화면은 ‘신천지가 저렇게 커졌나’라는 놀라움과 함께 교계를 긴장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후 이런저런 교계의 대책에도 신천지 성장세는 가속화됐다.

교회마다 신천지로 가는 교인들로 인해 머리를 싸맬 때 시작된 CBS나 국민일보 등 기독언론의 신천지 비방 보도는 목회자 입장에서는 든든한 지원군과 같았다. 가장 전면전에 뛰어든 게 CBS다. 기독언론과 목회자들이 신천지 비방에 뜻을 같이한 이유는 급감하는 교인으로 인한 경영난 악화를 막자는 것이었다. CBS 사장이 ‘기성교인이 줄면 기독교방송 CBS가 문 닫는다’면서 그 대책으로 신천지 비방 보도를 지시한 사실을 본지는 이미 수차에 걸쳐 보도한 바 있다. 실제 CBS는 신천지 비방 보도를 빌미로 CBS후원을 요구하고 있었다.

▲ CBS 기독교방송이 지난 2015년 방영한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계시록’편에서 신천지 여성도를 그의 부모가 앞을 보지 못하도록 담요를 씌워 안산상록교회 이단상담소로 끌고 가는 장면이 나와 논란을 일으켰다. (출처: CBS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 영상 캡처)

◆신천지와 전면전 뛰어든 CBS… 法 심판

그러나 무리수를 둔 보도는 결국 문제가 됐다. 잇따라 사법부로부터 보도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인정됐다. 지난 7월 27일 대법원 3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신천지, 효 잔치 내세운 학교 내 포교활동 시도 무산’ 보도가 허위라는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에 불복한 CBS측의 상고를 기각하고 정정보도 게재와 함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원심을 확정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 2월 6일에는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이 재단법인 CBS가 지난해 5월 신천지예수교회 이만희 총회장을 비롯한 관계자 5명을 명예훼손, 업무방해, 업무방해 교사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1월 31일 모두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

신천지예수교회 측은 CBS가 제작·방영한 2012년 ‘CBS 특별기획 한국교회를 지키자’ ‘신천지 OUT’, 2015년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 방송을 규탄하며 지난해 4월 10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기총 해체, CBS 폐쇄를 위한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또 홈페이지와 일부 일간지에 CBS가 허위·왜곡보도를 했다는 내용의 호소문과 성명서를 게시·배포했다. CBS는 즉각 “불특정 다수가 있는 자리에서 CBS가 허위·왜곡방송을 했다고 말하고, 관련 호소문을 게재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신천지예수교회 측을 고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신천지예수교회 손을 들어줬다. 또 검찰에 따르면 2007년 신현욱 등이 MBC와 손잡고 방영한 PD수첩 ‘신천지의 수상한 비밀’ 등은 이미 정정‧반론보도 됐다.

본지는 지난 1월 24일 CBS노컷뉴스는 ‘사라진 엄마, 신천지에 가족은 없다’라는 제목으로 신천지예수교회 성도인 아내가 남편과 자녀들을 버리고 가출했고, 남편이 아내를 애타게 찾고 있다고 보도한 내용을 추가 취재했다. 그 결과 전혀 다른 사실이 드러났다. 신천지교회에 따르면 “(보도에 등장하는) 여성에게 직접 확인한 결과, 이 여성은 신천지예수교회에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남편에게 심한 폭행을 당하고 ‘칼로 죽이겠다’는 협박까지 당했다”고 밝혔다. 이 여성은 지난해 10월 20일 남편과 가족들에 의해 강제개종사업을 하는 안산 S교회 주변 원룸으로 끌려갔다. 거기서 온 몸이 결박된 채 12시간 이상 고문에 가까운 폭행을 당했다. 다음날 저녁 비명 소리를 들은 이웃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강력팀에 의해 겨우 탈출할 수 있었다.

한편 CBS를 비롯한 한국교계의 신천지예수교회 비방에 대해 한 시민단체 대표(63)는 “최근 신천지에서 만든 교리비교 동영상을 보니 한국교회가 신천지에 교리로도 안 되고, 신천지가 급성장하니 ‘두려워서’ 핍박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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