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완다 국제형사재판소장을 지낸 나비 필레이 전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세종호텔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관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공동등재를 위한 국제학술회의’에서 ‘전쟁의 극복 평화만들기: 세계 여성의 인권회복을 위한 활동’을 주제로 한 강연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세계 여성의 인권회복을 위한 활동’ 주제강연
“위안부 문제, 지나간 역사 아닌 현재 문제”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위안부 기록물’이 무장투쟁이나 전쟁으로 발생하는 여성의 인권침해를 진술하는 증거라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국제형사재판소(ICC) 재판관과 르완다 국제형사재판소장을 지낸 나비 필레이 전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1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세종호텔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관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공동등재를 위한 국제학술회의’에서 ‘전쟁의 극복 평화만들기: 세계 여성의 인권회복을 위한 활동’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필레이 전 대표는 “위안부 여성들의 성노예화는 역사상 가장 졸렬한 불의와 수치심의 모방 중 하나로 여전히 꼽힌다”며 “그 이유는 가해자들이 피해자들의 경험을 부정하고 왜곡했고, 피해자들이 아무런 인정·배상·존업성의 회복도 얻지 못한 채 보이지 않는 존재로 만들어버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필레이 전 대표는 위안부 문제는 지나간 역사의 일부로 치부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의와 배상에 대한 피해자들의 권리가 실현되지 않는 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인권침해는 계속 발생하기 때문에 이 문제는 현재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 1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세종호텔에서 ‘일본군 위안부 관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공동등재를 위한 국제학술회의’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특히 그는 위안부 여성들이 당한 성폭행은 전쟁이나 분쟁의 와중에 여성이 겪는 일이라는 맥락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필레이 전 대표는 “여성들은 전리품, 곧 병사들에게 지급되는 보상으로 취급돼 왔다”며 “(내가) 유엔 르완다국제형사재판소에서 판사로 일하며 집단학살에 대한 판결할 당시 강간과 성폭력에 대한 통상적 정의가 국제법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드러난 사실들로 볼 때 무장투쟁 중 여성들에게 성폭력을 가하는 문화가 실재함이 분명해졌다고 강조했다. 필레이 전 대표는 “시리아, 콩고민주공화국,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아프가니스탄, 예맨, 부룬디, 나이지리아, 스리랑카에서 분쟁이 발생하면서 여성과 소녀들이 성폭력에 시달렸다”며 “이슬람 무장단체인 ISIL은 신병을 모집하기 위해 적게는 10달러에 어린 소녀들을 매매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필레이 전 대표는 “성폭력은 삶에 가하는 충격과 파괴가 광범위해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며 “위안부에 관한 기록물들이 기념돼야 하는 이유는 위안부 여성들이 당한 특정 침해로서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여성에게 조직적으로 행해지는 중대한 침해로서 진술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기록물들은 분쟁과 강압주의를 겪은 여성들의 경험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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