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 앞에서 열린 환영식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참석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북핵 해결법 ‘쌍중단’ 두고 다른 발언에 해석 분분

[천지일보=이솜 기자] 중국 외교부는 북핵문제에 대한 입장은 일관되며 쌍중단(북한 핵·미사일 도발 중단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밝혔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쌍중단’ 수용 불가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동의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평론으로 이같이 답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초 방중을 통해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도 북핵 문제 해결방법에 대해 외견상 서로 다른 견해를 공개 천명한 배경에 해석이 분분하다.

겅 대변인은 먼저 “중국의 북핵 문제에 관한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며 “한반도 비핵화, 평화와 안정,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견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중국이 제시한 쌍궤병행(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과 쌍중단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며 “평화적인 회담을 회복하기 위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곤경을 벗어날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쌍중단은 첫발일 뿐 종착점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은 각국이 적극적으로 중국의 제안을 고려하길 바란다”며 “다른 유관 각국이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겅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방금 이미 답변을 했고, 정확한 뜻을 이해하길 바란다”며 즉답을 피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 후 대국민 보고에서 시 국가주석과 “과거에 지속해서 실패했던 것들과 같은 쌍중단 합의는 수용할 수 없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폭스뉴스도 중국이 이 제안을 공개 부인한 적이 없다고 보도해 중국이 기존 입장을 포기하고 미국 등 국제사회와의 협력 강화 쪽으로 대북 해결 방향을 튼 게 아니냐는 예측도 나왔다.

그러나 겅 대변인의 발언을 자세히 보면 이견은 분명하지만 서로 충돌하는 말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쌍중단은 첫발일 뿐 종착점이 아니다’라는 말이 그 근거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쌍중단이 결과적으로 북한의 미사일·핵 ‘동결’ 대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의미한다면 수용할 수 없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나타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중국 외교부는 대화를 해야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전제로 쌍중단은 평화적 회담 조건을 만들 시작으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편으로는 쌍중단에 대한 미국의 거부감이 자리잡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현지시간)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국이 쌍중단을 반대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어느 때보다 높은 시점에 방위력이 약화할 수 있는 데다 1990년대 비슷한 아이디어가 시도됐지만 이미 실패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 쑹타오(오른쪽) 부장이 시진핑 국가 주석의 특사로 오는 17일 방북한다.사진은 지난 10월 18일 쑹타오 부장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19차 당대회 개막 전 옆자리의 동료와 대화하고 있는 모습. (출처: 뉴시스)

17일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장은 시 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다. 양국의 표현은 다소 다를지라도 포괄적으로는 같은 메시지를 전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북한의 최고지도부에 전달해줄 것으로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중국이 북한에 특사를 보낸다”며 “큰 움직임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자”고 기대감을 표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