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리 (상산고등학교 1학년 7반)

 

현재 우리 사회는 기하급수적 변화의 ‘CURVE’를 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CURVE’는 평소엔 변화가 거의 없다가 어느 시점이 지나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지수함수 모양의 곡선이다. 그 시점을 변곡점이라 하는데 그 변곡점에는 증기기관의 발명(산업혁명), 전기의 혁명 등이 있다. 우리는 지금 또 하나의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는데 이는 바로 인공지능이다. 

인공지능은 4차 혁명을 이끌 주요 기술 중 하나로 그 어떤 과학적 이슈보다 각광 받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공지능에 대해 뛰어난 계산능력과 판단능력의 부분에서 인간을 앞서지만 창의력, 창작능력의 부분에서는 인간을 앞서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인공지능은 인간의 고유 영역이라고만 생각했던 부분까지 침범하고 있다. 바흐의 음악풍을 학습하고, 그와 비슷한 음악풍으로 작곡을 한 ‘DEEPBACH’가 그 예이다. 또한 세계 퀴즈 챔피언과 슈퍼컴퓨터 왓슨이 논리, 유머의 능력, 구문을 분석해 단어의 품사와 뜻을 파악하고 의미를 분석한 뒤 정답을 추론해 내고 답안을 작성하는 퀴즈 대결에서 왓슨이 승리를 하면서 인공지능의 유머능력까지 검증됐다. 

이러한 인공지능은 그 능력을 바탕으로 현재 부모님 세대들이 직업으로 가지고 있는 많은 직업들을 대체시킬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옥스퍼드대학교 칼포레이, 마이클 오스본의 논문에 따르면 20년 내로 현재 직업의 47%가 사라지며 없어질 가능성이 높은 직업으로 텔레마케터, 회계사, 비행기 조종사, 경제학자, 운동트레이너, 치과의사 등이 순위에 있었다. 또한 많은 학생들이 진로로 꿈꾸는 의사라는 직업 역시 인공지능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 미국, 일본, 싱가포르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인천 길병원과 건양대병원 등 다수의 병원이 이미 인공지능을 진료 분야에 도입했다.

하지만 현재 고등학교에서는 이러한 인공지능의 우수성에 대해 충분히 교육하지 않는다. 인공지능의 원리, 인공지능의 발전 가능성, 인공지능으로 인한 미래의 직업 전망과 같은 것에 대해 정작 이와 가장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 학생들이 무지하다는 것은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려준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자유학기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이 또한 문제가 있다. 진로에 대해서 더 많이 고민하는 때는 당연히 고등학생일 때이다. 중학교 때 자유학기제를 통해 얻은 지식을 반영하기에는 고등학생이 되면 너무나 많은 것이 바뀌어 버린다. 자신의 적성, 흥미, 성적이 고정돼있지 않고 바뀌기에 고등학생 때의 진로 교육이 더욱 중요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고등학생이 자신의 진로에 대해 교육받을 수 있는 학기 중 시간은 진로시간뿐인데 이 진로시간은 일주일에 한번밖에 할당돼 있지 않다. 학생들이 졸업 후 앞으로 80년 이상 평생을 일해야 할 직업에 대해 탐색하고, 알아갈 시간이 일주일에 한 시간인 것은 실리에 맞지 않는다. 또한 이러한 진로시간에 배우는 내용들은 미래 사회를 반영하지 못한 것들이 많다. 앞으로 사라질 직업에 대해서 자세히 배우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100세 시대가 돼가는 지금 직업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고등학생을 위한 진로 프로그램이 개편돼 더욱 확대돼야 한다. 미래 사회의 전망을 반영한 구체적이고, 사실적이고, 효율적이며 실리적인 진로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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