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자치 초상 전면. (제공: 문화재청)

나주오씨 대종회 “귀중한 보물, 널리 알리고 보존하려”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세조실록’에 따르면 세조 13년(1467년) 이시애의 난을 토벌하는 데 공을 세운 오자치를 비롯한 공신들을 적개공신(敵愾功臣)으로 포상해 기록했다. 양민공 손소(1433~1484)의 문집 ‘양민공유사(襄敏公遺事, 1791년)’에 따르면 성종께서 1476년 충훈부에 명해 공신들의 초상화를 그리게 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때 그려진 오자치의 초상이 제작됐다. 오자치 초상은 성종 7년(1476년)에 제작된 공신도상이다. 오자치(생몰년 미상)는 본관이 나주이며, 세조 13년(1467년) 이시애의 난 때 공을 세운 뒤 병조참판을 지냈고 나성군에 봉해졌다. 사후 조정에서는 이조판서를 추증(관료의 사후에 직급을 높여 부르는 것)했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김연수)은 나주오씨 대종회(회장 오근성)가 소장한 오자치 초상(吳自治肖像, 보물 제1190호, 1994.1.5 지정)을 16일 기증받았고 밝혔다.

오자치 초상은 나주오씨 대종회에서 2003년부터 궁중유물전시관(국립고궁박물관 전신)에 맡겨 보관하다가 2015년 8월부터 올해 6월 말까지 2년여에 걸쳐 전면적인 보존처리를 됐다. 나주오씨 대종회는 귀중한 보물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고 항구적으로 보존하기 위해 국립고궁박물관에 기증하기로 했다.

▲ 오자치 초상 얼굴(갈색으로 윤곽선을 표현하고 내부를 엷은 황토색으로 채웠다). (제공: 문화재청)

화폭의 크기는 세로 160㎝, 가로 102㎝이다. 그림 속 오자치는 오른쪽을 바라보며 의자에 앉아 있는 전신상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얼굴은 갈색 선으로 윤곽을 잡고 그 내부를 엷은 황토색으로 칠했다.

높이가 낮은 검은색의 오사모(烏紗帽)를 쓰고, 짙푸른 색의 단령을 입고 두 손을 마주 잡은 공수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하반신은 백피혜를 신은 발을 족좌대에 올린 모습이다. 백피혜는 관리들이 신던 흰 가죽으로 만든 목이 긴 신을 말한다.

호표(호랑이·표범) 문양의 흉배로 보아 이 초상화가 그려질 당시 품계가 무관 1품이었음을 알 수 있다.

오자치 초상은 배경을 단순하게 표현하는 조선 전기 15세기 공신 초상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또한, 현존하는 가장 이른 시기의 무관 공신 초상화라는 점에서 문화재적인 가치가 크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오자치 초상화 기증을 기념해 2018년에 공개 전시하고 학술강연회를 개최하는 등 그 가치를 국민과 널리 공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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