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대학교 중증외상치료 전문의인 이국종 교수가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아주홀에서 귀순 북한 병사 수술 경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기생충’ 발견, 한국서 보기 드문 증세
골반총상·분변오염 등 생존여부 불투명

[천지일보=강은주·남승우 기자] “2차 수술을 통해 남은 총알을 제거했고 복벽을 봉합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아주대학교 중증외상치료 전문의인 이국종 교수가 15일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 병원 아주대홀에서 열린 귀순 북한 병사 수술 경과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귀순 북한군 병사의 2차 수술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시작돼 3시간 30분 만인 오후 1시께 끝났다. 수술을 마친 귀순 병사는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수술을 집도한 이 교수는 브리핑에서 “1차 수술 전 환자는 초기 수축기 혈압이 70까지 떨어지는 등 심각한 출혈성 쇼크 소견을 보이고 있었으며, 의식도 불분명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는 “총상으로 소장 총 7부위 파열, 6곳 이상의 장간막 파열과 유실 등 골반을 부서뜨리며 올라온 골반강 내 손상 등이 주요 출혈 부위였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파열된 소장의 내부에서는 다량의 분변과 함께 기생충이 발견돼 제거했다”면서도 “아직 남아있는 기생충 감염의 경우 봉합부위 등에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보기 드문 증세”라며 “기생충이 있다고 생명을 잃지는 않지만, 이 병사의 경우 봉합 부위와 창자벽을 터뜨려 피가 나온 부위를 기생충이 공격하는 등 위험사례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2차 수술에서 오염을 제거하기 위해 대량의 복강 세척 시행 이후 복벽을 봉합하는 데 성공했다”며 “복벽에 남아있던 한 발의 총알도 제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량 출혈에 의한 쇼크 상태에 빠졌던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외상 환자에 비해 회복에 관한 예측을 할 수 없어 생존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귀순 북한군 병사는 지난 13일 공동경비구역(JSA)을 넘어오는 과정에서 북한군의 총격에 부상을 당했다.

팔꿈치, 복부 등 5~6군데 총상을 입고 수원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로 이송돼 5시간이 넘는 1차 수술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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