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공: 한국경제연구원)

韓기업, 유효법인세율 ‘21.8%’
美 18.3%… 세제지원 확대 탓
한경硏 “법인세 인상 재검토”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우리나라 10대 기업의 소득 대비 실제 법인세 납부비중(이하 유효법인세율)이 지난해 처음 미국 10대 기업을 앞질렀다는 분석이 나왔다.

15일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의 의뢰로 서울시립대 최기호 교수가 진행한 ‘한국과 미국 10대 기업의 유효법인세율 비교’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매출 기준 한국 10대 기업은 지난해 유효법인세율 21.8%를 기록하며 미국 세율을 처음으로 역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유효법인세율은 감소했으나 한국의 세율은 꾸준히 증가하는 정반대의 양상을 보였다.

지난 10년(2007~2016년)간 누적된 유효법인세율도 한국 10대 기업이 19.5%로 미국 10대 기업 25.2%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한국 기업의 유효법인세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배경으로 지난 몇 년 간 증세를 목적으로 추진된 국내 대기업 대상의 각종 세금공제·감면 축소를 지적했다.

실제로 세법개정으로 대기업의 최저한세율이 16%에서 2014년부터 17%로 높아진 가운데, R&D 공제 축소도 지속돼 실제 대기업(과세표준 2000억 원 초과)의 R&D공제율이 2013년 13.5%에서 2016년 4.0%로 급감했다.

반면 미국기업의 유효법인세율 하락 요인 중 하나로 미 정부의 세제지원 확대를 꼽혔다.

미국은 2015년 R&D 세액공제의 일몰기한을 폐지해 영구화하고, 당해연도에 공제하지 못한 세액공제액은 20년간 차기연도로 이월할 수 있게 하는 등 지원 확대 정책을 추진해오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법정세율 대비 유효법인세율 측면에서도 지난 10년 동안 한국은 79.4%, 미국은 71.9%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우리나라 10대 기업은 미국 기업보다 법정세율에 가까운 높은 법인세를 납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작년 한국 10대 기업의 유효법인세율은 90.0%를 기록한 반면, 미국 10대 기업은 52.4%에 불과해 미국기업은 명목세율 대비 실제 부담하는 비중이 절반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동일 업종 내 기업사례에서도 우리 기업의 법인세 부담이 높았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유효법인세율을 비교한 결과, 2010년 이후 삼성이 애플보다 높은 상태를 유지했다. 지난 10년(2007~2016년) 동안 누적된 삼성의 유효법인세율은 17.6%로 애플 16.7%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국의 법정세율의 차이를 감안해 법정세율 대비 유효법인세율을 보면 2010년 이후부터 삼성이 애플보다 법정세율 대비 매우 높은 유효법인세율을 적용받았다. 지난 10년 동안 삼성은 71.5%, 애플은 47.6%의 세율을 부담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환익 한경연 정책본부장은 “최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법인세를 35%에서 20%로 파격 인하하려는 움직임을 주시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3% 포인트 인상한다면 우리 기업의 경쟁력만 훼손할 수 있어 법인세 인상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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