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0월 31일 제34회 남이장군사당제가 진행된 가운데 출진 재현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제공: 용산구)

매년 음력 10월 1일에 맞춰 치러져
14일 걸립패 활동 시작… 19일까지
17일 당제·출진… 18일 당굿 12거리

[천지일보=박정렬 기자]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 20호 남이장군 사당제가 14일 걸립패 활동을 시작으로 19일까지 용산구 용문동 남이장군 사당 일원에서 펼쳐진다.

이 행사는 남이장군사당제보존회 주최로 매년 음력 10월 1일에 맞춰 치러지고 있다.

14일부터 걸립(乞粒, 풍물을 치고 집집마다 다니며 축원을 해주고 돈과 곡식을 얻는 일)을 통해 행사 경비를 마련하고 16일 저녁 전야제와 꽃등행렬(꽃받기) 의식을 갖는다.

용문동과 이웃한 산천동에는 남이장군의 첫 번째 부인을 모신 ‘산천동 부군당(효창원로15길 7)’이 있다. 남이장군 사당제에 맞춰 주민들이 이곳 부군당에서 꽃을 가져오는데 이를 ‘꽃받기’라 한다. 장군을 선두로 꽃등을 든 주민 100명이 행렬에 참여한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17일 진행되는 당제와 장군출진식이다. 당제는 장군의 업적을 추모하고 주민의 무병장수와 생업 번영을 기원하는 제사다. 오전 10시부터 1시간동안 이어지며 ‘초헌관(初獻官)’으로 성장현 용산구청장이 참여한다.

이어 남이장군이 여진족을 토벌하기 위해 군병을 훈련시켜 출진(出陳)하던 모습이 약 1시간 30분 동안 재현된다. 보존회기를 선두로 용기, 대취타, 도원수기, 장군, 부장, 영기, 군졸, 재관, 연등 순서로 행진이 이어진다.

출진은 11시 30분 남이장군 사당을 출발, 효창운동장~숙명여대~남영동~삼각지~신용산역~용산전자상가~용문시장을 거쳐 다시 남이장군 사당으로 돌아오게 된다.

18일에는 ‘당굿’이 이어진다. 간신의 무고로 억울하게 처형된 장군의 넋을 달래는 12거리 굿이다.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온종일 이어진다.

▲ 지난해 10월 31일 제34회 남이장군사당제가 진행된 가운데 출진 재현행사에서 성장현 용산구청장 등 인사들이 당제를 모신 복장으로 행진에 참여하고 있다. (제공: 용산구)

19일 사례제와 대동잔치를 끝으로 사당제가 마무리된다. 사례제는 신성한 당내에 잡인이 들어와 어지럽힌 데 대해 사죄하는 의미에서 치러지는 제사다. 주민들은 대동잔치를 통해 제물(祭物)을 나눠 먹고 화합을 도모한다.

남이 장군은 1441년(세종 23년) 태어나 17세에 무과에 합격하고 이시애의 난과 여진족을 격퇴, 병조판서에 올랐으나 유자광의 모함으로 27세의 젊은 나이에 처형당했다.

현대에 들어 종래의 마을굿이 거의 사라졌지만 남이장군 사당제는 30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사당제는 지난 1999년 7월 1일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20호로 지정됐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올해도 어김없이 남이장군 사당제가 이어진다”며 “주민들과 함께 당제를 성대히 열고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원형 그대로 보존해 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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