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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동족간 총부리 겨누던 평창… 화합의 장 열릴까
이솜 기자  |  som@newscj.com
2017.11.15 10:5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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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5년 남북한 공동기수인 남한 양희종(22, 남자농구,193㎝)과 북한 류현순(23, 여자농구,177㎝)이 굳게 잡은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제4회 마카오 동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한 남북한 선수들이 입장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고대 그리스, 올림픽엔 휴전
동서 진영 모이게한 88서울
北참가로 평창서 재현될지 주목

[천지일보=이솜 기자] ‘에케케이리아(Ekecheiria).’

‘무기를 내려놓다’는 그리스어로 고대 올림픽 기간에 전통적으로 행해진 휴전(Olympic truc)을 뜻한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대회는 이 같은 올림픽 휴전의 의미를 확장해 평화올림픽의 새 지평을 열 큰 장이 될 수 있다. 북한의 도발과 갈등 상황이 올림픽을 매개로 진정 국면으로 돌입, 남북 대화의 물꼬가 트이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이미 한국은 1988년 동서 냉전시기에 화합의 계기를 마련한 서울올림픽의 기적을 경험한 바 있다. 서울의 기적을 넘어 평창에서도 남북관계를 해빙할 평화의 제전이 열릴지 전 세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림픽 전통 ‘휴전’… 적대행위 중지

올림픽과 평화를 잇는 가장 오래된 개념은 올림픽 휴전이다.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간 전쟁이 끊이질 않았던 기원전 776년. 첫 올림픽 경기가 개최된 이유로는 지친 국가와 병사들을 위한 ‘휴전’의 목적도 있었다. 올림피아 지역을 중립 지역으로 규정했고 올림픽경기 동안엔 적대행위를 막았다. 사형도 중지했고 사면도 시행했다. 이 같은 휴전 전통은 1200년 이상 지켜지다가 근대 올림픽 창설 이후로는 1, 2차 대전 등으로 성사되지 못했다.

1980년 모스크바 대회에서는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비난하며 60여개국이 참가를 거부했으며, 그 다음 올림픽인 LA 대회에서도 소련을 비롯한 동구권의 보이콧 결정이 있었다.

◆냉전장벽 허문 ‘88서울’… 역대 최대국 참가

이 같은 시기에 우리나라의 사상 첫 올림픽이었던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은 냉전체제 해체의 출발점이 된 대회로 기억되고 있다.

동서 냉전으로 인한 분단의 현장인 서울올림픽 때는 동서 진영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는 대축전이 됐기 때문이다. 당시 역대 최대 규모인 160개국이 참가했다.

서울올림픽이 끝난 뒤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서울 대회는 올림픽 사상 올림픽 이념을 실현한, 가장 훌륭하고도 가장 세계적인 경기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후 탈냉전시대에 와서 올림픽 휴전은 다시 이뤄졌다. 1993년 유엔 총회는 올림픽 휴전에 관한 결의문을 121개국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후 개최국이 올림픽 휴전 결의안을 제출하고, 유엔 총회에서 의결하는 것이 관례가 됐다.

14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2차 유엔총회에서도 ‘평창동계올림픽 휴전결의’가 채택됐다. 이번 올림픽 휴전결의에도 올림픽 개막 7일 전부터 폐막 이후 7일까지 일체의 적대 행위를 하지 말자는 내용이 담겼다.

◆평화올림픽, 북한 참가 필수 조건

   
▲ 피겨스케이터 김연아 선수가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있는 유엔 총회에서 남북 스포츠 교류의 중요성에 관한 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서울올림픽 당시에는 동서간 냉전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면, 현재 국제적으로 가장 큰 갈등을 빚고 있는 국가 중 하나가 바로 한반도다. 특히 올해 잇따라 발생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북미간 깊은 갈등의 골로 전쟁 가능성까지 점쳐지면서 한반도는 ‘평화’가 시급한 지역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가운데 이번 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평창은 한반도 분단을 상징하는 38선 바로 아래 북위 37도에 위치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한때 동족 간에 총탄이 오갔던 격전지가 88 서울올림픽이 화합의 장을 마련한 것처럼 남북 냉각 관계를 녹일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북한 선수단의 참가는 이를 위한 필수조건이다. 북한이 아직 참가 관련 공식 입장을 표명하진 않았으나 가능성이 아예 없진 않다. 북한이 평창행 티켓을 따낸 것과 별개로 도발 중단 기간이 길어지고 미국이 잇따라 관계 개선 의지를 보이면서 북미 대화 전망도 나오기 때문이다. 평창올림픽 휴전결의안에 따라 북한 도발이 내년 3월 25일까지 중단된다면 북한의 도발 중지 기간은 반년 이상이 된다. 북핵 문제를 대화와 협상으로 풀어 갈 조건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여기에 서울올림픽과 같이 평창올림픽에도 겨울 대회 사상 가장 많은 95개국이 참가할 예정이다. 북한의 의지만 있다면 서울올림픽의 기적은 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동북아 평화’ 새 지평 여나

한국과 중국 사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해빙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현재 중국, 일본과 각각 크고 작은 갈등을 겪고 있다.

이 같은 시기에 평창올림픽이 세 나라의 관계 개선에 마중물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마침 다음 올림픽 주자는 일본(2020년 하계)과 중국(2022년 동계)이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스포츠에 아시아 시대가 열렸다”며 “세 차례 올림픽이 같은 대륙, 그것도 지리적으로 인접한 곳에서 연달아 개최되는 것은 올림픽 역사상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미 한중일 3개국은 지난해 9월 강원도 평창에서 스포츠장관 회의를 열고 ‘평창 선언문’을 채택, “국가 간 스포츠 교류 활동을 통해 상호 이해 및 신뢰 촉진을 강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동아시아 지역의 평화 공존을 위해 노력한다”고 뜻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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