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현지시간) 개막한 제72회 유엔 총회. (출처: 뉴시스)

김정은 겨냥 “반인도범죄 책임자 제재”
이산가족상봉·억류자 합당조치 요구
식량난 언급하며 무기개발 행위 비판
자성남 북한대사, 항의 후 회의장 나가

[천지일보=이솜 기자] 유엔이 14일(현지시간) 북한의 인권상황을 강도 높게 규탄하고 즉각적인 인권침해 중단과 개선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유엔총회에서 인권을 담당하는 제3위원회는 이날 유엔본부에서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은 북한에서 장기간에 걸쳐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다고 비판하며 이런 인권침해 행위가 처벌받지 않는 상황을 규탄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유엔 안보리가 북한 인권상황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고 반인도적인 죄에 ‘가장 책임 있는 자’에 대한 제재와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가장 책임 있는 자’는 북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가리킨 것이다.

특히 이번 결의에는 이산가족 상봉, 북한에 의한 타국인 억류에 대한 합당한 조치를 요구하는 내용이 새로 포함됐다. 2015년 10월 이후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중단된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이산가족 생사확인, 서신교환, 고향 방문, 정례적·대규모 상봉 등을 위해 필요한 조치가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임산부와 영유아를 포함해 절반 이상의 북한 주민이 식량, 의료서비스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데 대한 우려도 담겼다. 자국민 복지 대신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재원을 전용하고 있는 북한 지도층을 겨냥한 것이다.

자성남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결의채택 전 발언을 통해 “이번 결의는 정치적, 군사적 대결의 산물이자 북한 체제를 전복하기 위해 정치화된 것으로 전면 거부한다”고 불만을 표시한 후 회의장을 떠났다.

이번 결의는 회원국 가운데 어느 곳도 표결을 요청하지 않아 컨센서스(전원동의) 형식으로 처리됐다. 결의안은 유럽연합(EU)과 일본이 공동제안국들의 의견을 반영해 작성했으며, 우리 정부도 60여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해 결의안 채택에 동의했다.

중국,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 쿠바 등은 결의채택 이후 뒤늦게 ‘컨센서스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을 의식한 외교적 제스처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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