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적자에 성장세도 둔화
보편요금제 도입 결사반대
중소 알뜰폰업체 줄폐업 우려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알뜰폰 시장 위축과 함께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에 알뜰폰 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알뜰폰 가입자 수는 지난 3월 700만명을 돌파하며 전체 통신시장에서 1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양적 성장과 달리 질적 성장 측면에선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들의 지난해 전체 영업손실은 317억원으로, 전년(-511억원)보다는 적자폭이 감소했지만, 누적 적자는 3000억원을 웃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에는 가입자 수의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데다, 번호이동 수도 순감하고 있다. 지난 6월까지 알뜰폰의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매달 순증을 기록했지만, 지난 7월부터는 순감세로 돌아선 것이다.

알뜰폰 사업자 간의 경쟁심화는 물론, 이동통신사들의 적극적인 ‘가입자 뺏기’ 공세에 밀린 영향 탓이다.

그나마 ‘기본료 0원’, 3만원대 무제한 데이터요금제 등의 저렴한 요금제로 가입자를 확보하던 알뜰폰 업계는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의 일환인 보편요금제 도입 추진에 울상을 짓고 있다.

보편요금제는 월 데이터 제공량 1GB, 음성통화 200분을 2만원대로 낮춰 제공하는 것인데, 이는 알뜰폰이 제공하는 요금제와 비슷하다.

때문에 알뜰폰 업계는 보편요금제 도입을 결사 반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업계가 고사에 직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홈플러스는 지난해부터 정리해온 알뜰폰 사업을 오는 30일부로 종료한다. 홈플러스의 알뜰폰 철수는 회사 내부 사정상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것으로 기존 가입자 1만여명의 이용자보호를 위해 바로 정리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현재 홈플러스 알뜰폰 가입자 수는 4000여명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의 경우 알뜰폰 시장 위축과는 연관성이 없는 내부 경영 문제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알뜰폰 업계가 위기인 만큼, 적자에 시달리는 중소 알뜰폰을 중심으로 줄폐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실은 지난 9월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통신비 인하 첨병, 알뜰폰의 미래?’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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