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PEC 정상회의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1일 오후(현지시간) 베트남 다낭 크라운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반갑게 미소지으며 악수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리커창과 회담, 경제분야 정상화 가속도
전문가 “사드, 원론적… 재논란 가능”
“내달 정상회담서 대북 대화채널 복구”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진행하면서 한중 간 갈등을 봉합하는 ‘미래지향적 발전 관계’를 약속했다. 하지만 안보 분야에선 별다른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7월 주요 20개국(G20)에서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때보다는 지난 11일 APEC 정상회담 분위기가 더 좋았다며 이번 한중 정상외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중 관계는 지난해 급작스러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한반도 배치 결정에 따라 중국의 경제보복 등으로 어려워졌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한중 외교부는 ‘한·중 관계개선 합의문’을 발표하면서 사드 갈등을 봉합하기 시작했다.

또 13일 문 대통령은 중국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회담을 진행하는 등 경제 분야 정상화에는 가속도가 붙었다.

다만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등 안보 분야에 대해선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보긴 어렵다.

지난 11일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북핵 문제를 ‘궁극적으로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에 공감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선 언급된 바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향해 “나는 그의 친구가 되기 위해 애쓰는데, 어쩌면 언젠가 그렇게 될지도 모르지”라며 북한에 대화의 제스처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의 태도는 여전히 통미봉남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추가적인 핵실험이나 미사일 시험 등의 전략 도발은 멈췄지만, 핵 보유 당위성을 주장하면서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1일 북한 외무성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국회 연설을 비난하면서 ‘핵 무력 건설 대업 완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이번 한중 정상회담 결과를 양측이 원론적인 입장을 재확인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병진 외대중국문제연구소 위원은 “경제 분야 복구는 한국이나, 중국이나 서로 큰 비중의 무역파트너이므로 중국도 피해가 컸다. 특히 5년 이상 뒤처진 반도체 분야에서 무역이 끊긴 것이 컸을 것”이라면서 “사드와 관련해선 원론적인 입장을 그대로 밝혔을 뿐이다. 임시방편으로 덮어둔 것이지 언제든 다시 터질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한국이 미국의 MD 체제에 편입되는 것인데 지난달 말 이를 약속하진 않았지만, 우리가 MD에 편입되지 않는다고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은 “중국 입장에선 북한이 망나니같이 경거망동하지만, 전통적으로 뗄 수 없는 관계이므로 어떻게든 달래볼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내달 중국을 방문해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이유로 북한과의 대화 채널 복구에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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