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공: 유성엽 위원장실)


3곳은 사후관리 주체조차 결정되지 않아
“정부가 예산 지원 등 적극 나서야 한다”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동계스포츠 종목 중에서 아직 우리에게 친숙하지 않은 종목이 많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이런 종목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동계스포츠 자체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90일 남짓 남은 가운데 경기장 사후활용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유성엽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8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약 14조원의 예산이 투입된 거대한 인프라를 속속 갖추고 있지만, 사후활용 방안이 촘촘히 짜이지 않으면 ‘빚잔치’에 허덕이고 말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했다.

유 위원장은 “이런 걱정이 이상하지 않을 만한 것도 12개 경기장 시설 중 강릉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 정선 알파인 경기장, 강릉 아이스하키 3곳은 사후관리 주체조차 결정되지 않았다”며 “사후관리 주체가 정해졌더라도 활용방안의 현실성이 떨어져 수백억원이 투입된 경기장이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개·폐회식이 열리는 올림픽플라자만 하더라도 강원도가 올림픽 이후 시설 일부를 뜯어내 축소해 운영한다고 하지만 애물단지가 될 공산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연간 약 100억원의 적자가 지속돼 지자체 재정을 악화하는 인천아시안게임의 전철을 밟지는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고 했다. 유 위원장은 무엇보다 올림픽은 지자체장의 일반적 치적 쌓기용 이벤트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주장을 폈다.

“해당 지자체만의 책임으로 돌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특히 강원도는 현재 재정자립도가 20%대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후관리를 전담하기에는 기본적으로 한계가 있죠. 문재인 대통령도 동계올림픽에 대한 국가적 책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사후활용을 위한 방안과 예산 지원 등에 중앙정부가 적극 나서는 게 필요합니다.”

유 위원장은 동계스포츠뿐 아니라 하계스포츠와 문화예술 공연을 위한 장소로 활용될 수 있도록 계획을 보완해 사계절 내내 수요가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올림픽을 계기로 편리한 교통인프라가 확충돼 접근성이 향상된 만큼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한류 콘텐츠나 문화자원을 결합해 새 관광명소로 키워내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제안했다.

유 위원장은 국회의 역할도 주문했다. 정부 중심의 해결책만으론 부족한 부분이 있으므로 장벽을 낮춰 민간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도 국회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그는 “국회는 올해 추경에서 기존 정부안에 포함되지 않았던 올림픽 관련 예산을 500억원 이상 증액해 통과시켰다”며 “이번 정기국회에서도 필요한 예산이 확보된다면 국가적 책임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 티켓의 판매 부진에 대해선 “올림픽이 10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달 기준으로 티켓 목표판매량 107만매 중 34만매밖에 판매되지 않아 31.7%의 판매율에 그친 상황”이라며 “올림픽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질 수 있도록 효율적이고 구체적인 경기장 사후활용 계획을 확충해 적자올림픽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씻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숙박료, 교통 문제 등 실제 경기장을 찾는 국민이 불편을 느낄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며 “그래야만 현장을 직접 찾아가서 경기를 즐기려는 국민도 늘어날 것이고, 티켓 판매도 보다 활성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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