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서울 용산구 국립박물관 극장용에서 연극 ‘리어왕’ 프레스콜이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제작 기간 3년… ‘오리지널 리어왕’ 표방
손병호 “관객 공감 사는 연기 위해 노력”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대사·인물 설정·배우 동선 등 모든 것을 셰익스피어의 원작과 가장 가깝게 재연한 연극 ‘리어왕’이 언론에 공개됐다.

9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용에서 연극 ‘리어왕’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제작사 도토리컴퍼니의 이종섭 대표와 배우 안석환, 손병호, 강경현, 이태임, 이은주 정혜지 등이 참석했다.

늙은 왕 ‘리어’에게는 ‘거너릴’ ‘리건’ ‘코델리아’ 세명의 딸이 있다. 왕은 늙어 딸들에게 국토를 나누어주기로 하고,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묻는다. 첫째 거너릴과 둘째 리건은 자신의 사랑을 과장해 말하나, 셋째 코델리아는 “자식으로서 효성을 다할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한다. 왕은 셋째 공주의 말에 분노하며 그를 추방하고, 두 딸에게만 땅을 나눠준다.

그러나 국토를 물려받은 두 딸은 이내 왕을 냉대하고, 이를 참지 못한 리어왕은 충신 ‘켄트’와 어릿광대를 데리고 궁전을 나와 두 딸을 저주하며 광란한다.

‘리어왕’은 ‘맥베스’ ‘햄릿’ ‘오셀로’와 함께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로 꼽힌다. 켈트 신화 ‘레어 왕(King Leir)’ 전설을 원전으로 하고 있으며 총 5막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에 공연되는 연극 ‘리어왕’은 ‘오리지널 리어왕’을 표방했다. 제작 기간만 3년에 걸쳐 만들어졌으며, 35명의 배우와 50여명의 스태프가 동원됐다.

▲ 9일 서울 용산구 국립박물관 극장용에서 연극 ‘리어왕’ 프레스콜이 진행된 가운데 배우 안석환(좌)과 손병호가 질의응답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자신도 대학 시절 연극을 전공했다고 말한 이종섭 대표는 셰익스피어의 오리지널 텍스트로 극을 만들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2014년 국립극장에서 상영됐던 NT 라이브 리어왕 공연 영상을 보고, 영상이 아닌 무대 연극을 만들고 싶다는 열망에서 시작했다”며 “‘리어왕’은 예나 지금이나 대학 무대에 많이 올라가는데, 선배 배우들이 ‘무대 위 리어왕은 이런 것이다’라는 것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배우 강경현은 공연 기간 내내 혼자 첫째 ‘거너릴’을 소화한다. 그는 “작품 자체가 쉽지 않다”며 “대사 자체가 생활대사가 아니다보니 하루라도 쉬면 어색한데, 원 캐스트이기 때문에 공연 전 워밍업 할 필요 없이 극에 몰입할 수 있어 그 점은 좋다”고 밝혔다.

리어왕으로 분한 안석환은 “그래도 나는 대사를 쉽게 정리해서 하는 편”이라며 “같이 리어역에 캐스팅된 손병호 배우는 원본 그대로 읊는다”고 말했다.

안석환에게 마이크를 넘겨받은 손병호는 “대사 전달법이나 표현이 어색하지만,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보편타당한 주제를 다루고 있어 위대하다고 느꼈다”며 “3시간 넘게 공연하기 때문에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관객과 조금이라도 공감대를 형성하려고 노력하며 연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리어왕 장면 중 폭풍씬이 제일 좋다”며 “사실 이 작품은 리어의 대사인 ‘불어라 바람아, 쏟아져라 비야!’를 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연극 ‘리어왕’은 지난 5일 개막했으며, 오는 26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박물관 극장용에서 공연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