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승리 1주년을 맞은 8일(현지시간) 전용기 '에어포스원' 안에서 보좌진과 함께 엄지손가락을 올리며 웃고 있다. (출처: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역대 정권 초 S&P 500지수 상승률 3위
지지율 70년간 당선 1주년 대통령 중 최저
주지사 선거 참패로 국정운영 난항 조짐도

[천지일보=이솜 기자] “경제적 관점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 행복하다.”

당선 1주년을 맞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 한국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시작하면서 한 자평이다.

지난해 11월 8일 대선 승리 후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다짐했으나, 그에 대한 평가는 둘로 나뉜다.

먼저 경제 부문, 특히 증권 시장 실적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 호평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끊임없는 자화자찬의 원천이다.

지난 8일 한국 국회 연설에서도 “미국은 (한국 경제와) 마찬가지로 기적과 같은 일을 경험하고 있다”며 “증시는 어느 때보다 활황을 누리고 실업률은 17년째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8일(현지시간) 미 일간 USA투데이에 트럼프 대통령 취임 1주년을 축하하는 기고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성과로 미국 경제 회복, 일자리 창출, 국경 보안 강화, 대북 압박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틀린 말이 아니다. 트럼프 취임 이후 스탠더드앤드푸어(S&P) 500 지수는 21% 이상 상승했으며 다우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앞서 존F케네디 대통령이 취임 후 1년간 S&P 500지수가 26% 넘게 올랐던 1960년대와 아버지 조지 부시 대통령(H.W. 부시) 당시 23% 가까이 올랐던 1989년대 이후 역대 3번째로 좋은 증시 실적이라는 CNBC의 보도도 나왔다.

반면 내부 여론과 지지율은 최악이다. 최근 국정운영의 시험대로 볼 수 있는 주지사·시장 선거에서도 여당인 공화당이 참패했다.

CNN이 지난 2∼5일 성인 1021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의 지지율은 한 달 전에 비해 1%포인트 내린 36%로 나타났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58%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트럼프 정부 출범 초인 1월 31일∼2월 2일 조사(CNN)인 44% 보다 약 8%나 떨어진 셈이다. 또 현대식 여론조사를 실시한 최근 70년간의 역대 대통령 당선 1주년 지지율 중 최저치다.

1년 만에 바닥을 친 이번 조사 결과는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검에 의해 폴 매너포트 전 대선 캠프 선대위원장 등 트럼프 대통령의 캠프 관계자 3명이 기소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앞서 ABC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 5일 내놓은 공동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지지는 37%에 그친 반면 반대는 59%에 달해 순수 지지율은 마이너스 22%로 나타났다. 지지층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은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 이래 순수 지지율이 마이너스가 된 첫 대통령”이라며 “대선 승리 1주년을 맞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0년간 역대 어떤 대통령보다 지지율이 낮았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전날 치러진 버지니아와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도 공화당 후보가 패하면서 그야말로 ‘우울한’ 대선 승리 1주년의 정점을 찍었다.

내년 실시되는 중간선거를 가늠케하는 이번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는 랠프 노덤 민주당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에드 길레스피 공화당 후보를 가뿐히 이겼으며 뉴저지에서도 민주당 소속의 빌 더블라지오 시장이 킴 과다노 공화당 후보를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이에 향후 감세 개혁, 오바마케어 폐기, 이민정책 강화 등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정책들이 의회 통과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방문 중 트위터로 자축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모든 ‘개탄스러운(Deplorable) 사람들’과 선거인단 득표에서 304(트럼프) 대 227(힐러리 클린턴)의 압도적인 승리를 안겨준 수백만명의 사람들에게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며 에어포스원 안에서 보좌진들과의 사진을 올렸다.

‘개탄스러운 사람들’은 지난 대선에서 클린턴 후보가 트럼프 지지 집단을 비난하기 위해 사용한 단어로, 오히려 트럼프 지지자들이 똘똘 뭉치게 한 기회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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