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군사관학교 내 안중근 유묵비(위국헌신군인본분)앞에서 이진학 안중근평화재단 이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제공: 안중근평화재단) ⓒ천지일보(뉴스천지)

이진학 안중근평화재단 이사장|
하얼빈에 안중근동상 처음 세워
철거됐지만 참배객들 보고 큰힘
이후 부천·함평·육사 3곳에 건립
“단지동맹 12인 기려 12기 완성”

[천지일보=이성애 기자] 안중근 의사의 독립정신, 평화사상을 알리고자 12기의 안중근동상을 건립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는 이가 있다. 바로 안중근평화재단의 이진학 이사장이다.

중국에서 백화점 사업을 하고 있는 이진학 이사장은 “순국열사가 많지만 특별히 안중근정신실천운동에 동참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독립운동가이자 동양평화론을 주장한 안중근 의사의 살아있는 정신 때문”이라고 말한다.

중국 하얼빈에서 사업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안중근 의사의 정신을 알게 됐고 이를 실천하고자 안중근평화재단에 몸담은 지 11년째다.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곳이 바로 하얼빈역이니 그곳에 스며있는 안중근 의사의 독립정신과 기개가 한국인에게 다가오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 지난 29일 육군사관학교에서 안중근정신찾기운동 제8회 평화축구대회가 열린 가운데 우승덕 축구대회장(왼쪽)과 우승팀 주장(가운데), 이진학 이사장(오른쪽)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안중근평화재단) ⓒ천지일보(뉴스천지)

이진학 이사장은 하얼빈에 안중근 의사의 동상을 세우기로 맘먹고 2006년 1월 하얼빈역에서 2.5㎞ 떨어진 중앙대가 백화점 옆에 ‘무모한 시도’를 한다. 중국에 알려지면 실패로 돌아갈 것을 염려해 완성될 때까지 철저히 비밀로 하고 동상 건립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동상이 세워지자 중국 당국은 “우리도 안중근 의사를 존경하지만 외국인 동상은 중앙정부의 사전 승인이 있어야 한다”며 철거 입장을 표명하고 이해를 구했다. 11일 만에 철거됐고 당시 상당히 이슈가 됐다고 한다.

이진학 이사장은 “안중근 동상이 세워졌다는 소문을 듣고 현지 유학생, 우리 동포들이 찾아와 참배를 했다”며 “중국 공안들이 동상을 지키고 있었지만 참배객이 끊이지 않아 많은 위로가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 무렵 부천시와 하얼빈시는 자매결연을 맺고 활발한 교류를 이어왔다. 당시 홍건표 부천시장이 의욕적으로 안중근 의사 관련 사업을 추진했고 부천 중동공원을 ‘안중근공원’으로 명명한다. 20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기념해 중국에 보관돼 있던 동상을 부천시가 기증받아 이 공원에 세우게 되니 이진학 이사장의 무모한 시도가 결국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이듬해 10월 26일에는 함평에 안중근 동상을 세웠다. 함평은 호남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였던 김철 선생의 출생지로 임시정부 수립과 운영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선생의 애국정신을 기리고자 상해임시정부가 재현된 곳이다.

▲ 지난달 29일 육군사관학교 동상 앞에서 108주년기념 안중근정신찾기자전거대행진에 참가한 라이더들이 기념촬영을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곳에서 제17대 국회의원 152명이 안중근 의사에 대한 ‘일계급특진’ 추인서에 서명함으로써 안중근은 이제 ‘장군’이란 새 호칭으로 불리게 된다.

2015년 육군사관학교 창립 70주년을 기념해 세워진 안중근동상 제막식에서는 안중근 의사의 유해 발굴이 거론됐다. “내가 죽은 뒤에 나의 뼈를 하얼빈 공원 곁에 묻어 두었다가 우리 국권이 회복되거든 고국으로 반장해다오”라는 유언이 있었음에도 그 유해는 아직 우리 앞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안중근 장군의 조카손녀 안기수(63)씨는 “독립된 지 70년이 넘도록 이역만리 중국 땅 어딘가에 계신 안중근 장군과 동생 정근·공근 등 가족의 유해를 빨리 모셔 조국에서 편히 쉬게 하는 것이 후손된 도리인데 아직 찾지를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10여년 전 남북공동으로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작업을 뤼순감옥 부근에서 진행했으나 성과는 없었다. 이진학 이사장은 “일본인이 그 어딘가에 기록물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하는 한가닥 희망을 가지고 있다”며 유해를 찾지 못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제17대 국회의원 152명이 싸인한 안중근 의사 ‘일계급특진’ 추인서를 들고 안중근평화재단 이사장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안중근평화재단) ⓒ천지일보(뉴스천지)

이진학 이사장은 앞으로 9기, 총 12기의 안중근 동상을 세운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안중근 의사를 포함한 12명이 단지동맹을 한 것을 기리기 위해 12라는 숫자를 정했다고 한다.

이미 공군사관학교에서 동상 건립 요청이 왔으며, 안중근 의사가 독립운동을 위해 떠나는 과정에서 마지막 거쳤던 부산에도 이진학 이사장은 염두에 두고 있다. 안중근 의사가 1906년 평안도에 세운 삼흥학교에도 동상을 세운다는 꿈을 꾸고 있다.

이 외에 안중근평화재단은 안중근정신찾기자전거대행진, 안중근평화축구대회, 웅변대회, 마라톤, 등반, 테니스대회, 평화상시상식 등 생활 속에서 안중근 의사의 정신을 기리고 배우려는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