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만찬 전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백악관 주요 인사 초청 간담회… 美 투자·구매 계획 기업 참석
4대그룹, 투자시 세금 감면 혜택 및 행정 절차 간소화 등 요청
“韓주요기업 대규모 투자·구매 실행되면 무역불균형 완화될 것”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국내 기업들이 미국에 대한 투자와 구매 규모를 대폭 늘릴 예정인 가운데 한미 통상마찰이 완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한 8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백악관 주요 인사들을 초청해 기업인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디나 파월 미국 국가안보위원회(NSC) 부보좌관, 메튜 포틴저 미국 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에버렛 아이젠스탯 미국 국가경제위원회(NEC) 부위원장 등이 함께 했다. 한국 측에서는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과 미국 구매 및 투자 계획이 있는 삼성·현대기아차·SK·LG 등 주요기업 임원 1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이동근 상근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미국과 우리나라는 안보동맹을 토대로 상호 번영의 역사를 함께 써온 경제 동반자 관계”라며 “최근 5년간 세계 교역규모가 12% 감소하는 가운데서도 한미 양국 간 교역은 12% 증가했다”고 말했다.

대한상의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향후 5년간 대미 투자·구매 계획을 조사한 결과, 42개 기업이 총 173억 달러(19조 2584억원) 투자하고 24개 기업이 에너지 228억 달러(25조 3924억원) 포함 총 575억 달러(64조 378억원)를 구매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회장은 “한국의 주요 기업들이 계획하고 있는 대규모 투자와 구매가 실행에 옮겨지면, 양국 간 무역불균형이라는 문제는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석기업들은 이번 간담회에서 미국 정부에 대미 투자와 관련한 기회와 애로사항을 전달하고 외국인 투자환경 개선을 위한 협조 등을 요청했다. 이날 간담회 자리도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국내 기업들의 요청으로 마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삼성·현대기아차·SK·LG 등 4대 그룹은 미국 투자 시 세금 감면 혜택, 투자 과정에서 행정적 지원 및 절차의 간소화 등 투자 인센티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3억 8000만 달러를 투자해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카운티에 생활가전공장을 설립 중이다. 내년 초부터 세탁기 생산라인을 본격 가동할 계획이며, 약 950명의 고용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까지 미국에 31억 달러(약 3조 500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는 지난 5년간 미국에 투자한 금액 대비 50% 증가한 액수다. 현대차는 친환경 자율주행차 등 미래기술개발, 신차·신엔진 개발 등의 분야에 투자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지속적인 경쟁력 향상에 나설 방침이다.

LG전자는 2019년까지 테네시주 몽고메리카운티에 2억 5000만 달러(2847억원)를 투자해 세탁기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또 뉴저지주에 3억 달러(3415억 2000만원)을 투자해 2019년까지 신사옥을 짓고 있다.

SK그룹도 지난 대통령 방미 때 5년간 에너지 분야에 최대 44억 달러 규모의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SK는 지난 6월 미국 GE, 콘티넨탈리소스와 셰일가스 E&P(탐사·생산) 분야 투자 등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K는 현재 오클라호마, 텍사스 등에서 셰일가스 개발과 LNG 생산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미국 측은 이날 참석자들이 제기한 애로사항을 경청하는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국내 경제 정책이 미국성장 잠재력을 제고해 외국인 투자자에게도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이익이 되는 자유롭고 공정하며, 호혜적인 시장접근과 통상 기회 창출에 우선순위를 부여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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