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14人(in)체홉’ 출연 배우 14명 단체사진.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배우 권지숙, 정수영, 이석준, 서정연, 구도균, 이창훈, 이갑선, 우현주, 이은, 최덕문, 김태훈, 하현지, 남문철, 박기덕. (제공: MARK923) ⓒ천지일보(뉴스천지)

1인극부터 3인극까지… 연극 ‘14人(in) 체홉’ 개막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러시아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안톤 체홉(Anton Pavlovich Chekhov, 1860.1.29~1904.7.15)의 단막극 4편이 14명의 배우를 통해 무대 위에서 구현된다.

연극 ‘14人(in) 체홉’이 오는 12월 1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진행된다.

체홉의 저서 중 ‘갈매기’ ‘벚꽃동산’ 등은 연극을 공부하는 학생들의 교과서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의 장막극은 여러 차례 무대 위에 올랐지만, 단막극은 공연된 경우는 적다. 단막 특성상 한편만 무대에 올리기에는 길이가 짧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체홉의 단편 열편 중 ‘곰’ ‘청혼’ ‘담배의 해로움에 대하여’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네 편이 공연된다.

‘곰’에는 3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내용은 이렇다. ‘옐레나 이바노브나 뽀뽀바’는 남편을 잃고 매일 상복을 입은 채 슬픔에 빠진 여인이다. 그 앞에 남편에게 돈을 빌려줬다는 사내 ‘그리고리 스쩨빠노비치 스미르노프’가 나타난다. 사내는 당장 돈을 내놓으라며 여인을 협박하고, 급기야 서로 “곰 같다”며 모욕적인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다. 싸움을 반복하던 두 사람은 상대가 죽이기 아까울 정도로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또 다른 3인극 ‘청혼’은 심약한 젊은이가 혼기를 놓친 노처녀에게 청혼하던 날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리고, 1인극 ‘담배의 해로움에 대하여’는 대중 앞에서 무서운 아내와 함께 사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는 남편의 모습을 담았다.

마지막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은 2인극으로서 위선과 자기기만으로 가득 찬 결혼생활과 도시생활의 공허함을 이야기한다.

제작진은 체홉 작품의 특징으로 “일상적이고 사소한 인간의 삶을 통해 ‘일상의 슬픈 희극성’과 ‘눈물을 통한 웃음’을 극대화 한다”며 “우리의 평범하고 보잘것없는 삶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다”고 밝혔다.

이어 “체홉의 장막극이 뛰어난 작품이란 것은 틀림없다”며 “하지만 체홉의 단막극에 대한 이해와 연구는 그의 극 세계를 보다 폭넓게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연극 ‘14人(in)체홉’ 공식 포스터 (제공: MARK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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