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연합뉴스) 한국 정부가 8일 방한하는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의 방문을 `공식(official)'에서 `실무(working)' 방문으로 격하했다고 일간지 하레츠 인터넷판 등 현지 언론이 7일 전했다.

이스라엘 언론은 한국 정부가 지난달 31일 발생한 이스라엘 특공대의 가자지구 구호선 공격 사건 이후 국제사회, 특히 아랍과 이슬람 국가들의 압력을 받아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주재 한국 대사관 측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정부가 천안함 사태 이후 외국 인사의 방문 규모를 축소키로 한 것일 뿐"이라며 이번 결정은 구호선 공격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애초 페레스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국내에서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그의 방문 일정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었다고 일간지 하레츠는 전했다.

페레스 대통령은 그러나 현 국제 정세 속에서 한국 방문의 성사가 중요하다며 이번 방문이 실무 수준으로 격하되는 것을 수용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베트남 정부는 지난 5일 이스라엘군의 구호선 공격 사건을 비난하며 페레스 대통령의 방문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페레스 대통령은 한국을 거쳐 오는 11일부터 사흘간 베트남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일간지 하레츠는 또 한국 내 친팔레스타인 단체들이 페레스 대통령이 머물게 될 호텔을 포함, 방한 일정을 인터넷 웹사이트에 게재하며 반이스라엘 시위를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페레스 대통령의 방한 일정 중 서울대에서 예정됐던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과 서울대 학생들과의 간담회는 취소됐고, 한국 정부는 대학생 등의 기습 시위에 대비, 페레스 대통령에 대한 경호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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