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강원도 평창에선 개·폐회식과 대부분의 설상 경기가, 강릉에선 빙상 종목 전 경기가, 그리고 정선에선 알파인 스키 활강 경기가 펼쳐진다. 평창·강릉·정선은 경기관람뿐 아니라 문화와 전통 등도 함께 어우러지는 명소다. 게다가 아름답고 깨끗한 자연도 만끽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가족, 연인과 추억을 쌓을 수 있는 문화재·먹거리·볼거리 등이 있는 관광 코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 강원 정선군 정선읍 병방산에서 바라본 명승 제75호 한반도 지형.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종목
알파인 스키 경기 개최도시

아라리촌부터 삼탄마인까지
깨끗한 물·맑은 공기 보전해
자연경관 풍부한 종합휴양지

[천지일보=이혜림·지승연 기자] “아리랑 / 아리랑 / 아라리요 / 아리랑 / 고개 고개로 / 나를 넘겨주세.”

한민족의 정서를 대표하는 ‘아리랑’의 발상지인 강원도 정선이라는 지명은 신라경덕왕 16년에 처음 개칭돼 불리기 시작했다. 이후 도원, 침봉으로 개칭됐다가 고려 공민왕 2년(1353년) 정선으로 바뀌어 지금까지 정선군이라는 이름이 이어지고 있다. 정선은 높은 일교차·고도차로 특화작물이 많이 생산되고 있으며, 깨끗한 물과 맑은 공기를 그대로 보전해 4계절 종합휴양지로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종목 중 알파인 스키(alpine skiing)가 바로 정선군 북평면 정선알파인경기장에서 개최된다. 이곳에서 가파른 경사면을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활강·회전하는 스키 경기 등이 펼쳐질 예정이다.

본격적인 올림픽 시즌이 시작되기에 앞서 몰려올 국내·외 관광객에게 소개하고 싶은 강원도 정선의 대표적인 관광지 5곳을 돌아봤다.

◆해발 861m서 한반도 품는 병방산

정선 버스터미널에서 차로 5분만 이동해 병방산에 가면 자연이 만든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곳에선 명승 제75호 한반도 지형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땅이 솟아오르고, 동강이 지반을 깎으면서 만든 한반도 지형을 본 관광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플래시 터트리기에 바빴다.

가리는 것 없이 한반도 지형을 찍을 수 있는 곳은 산 언덕위에 위치한 일반 전망대다. 하지만 우측 측면으로 빗겨져 있어 카메라 앵글 정 가운데에 한반도 지형을 담지는 못한다.

조금 더 가까이서 한반도 지형을 담고자 한다면 해발 583m의 절벽 끝에 설치된 ‘스카이 워크(Sky Walk)’에 입장하기를 권한다. 안전을 위해 세워진 플라스틱 벽 때문에 카메라를 높이 들고 찍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강화 유리로 된 바닥 밑으로 아찔한 절벽도 함께 볼 수 있어 스릴을 즐길 수 있다.

익사이팅 스포츠를 즐긴다면 ‘짚와이어(Zip-Wire)’에 도전 해보는 것도 좋다. 짚와이어는 계곡과 계곡 사이를 연결한 도르래에 몸을 실어 산을 내려가는 스포츠다. 높이 325.5m, 총 길이 1.1㎞의 아시아 최고·세계 두 번째 규모를 자랑하는 짚와이어를 타고 최고 시속 120㎞로 활강하며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다.

▲ 강원 정선군 정선읍 아라리촌에 즐비한 양반전 동상. ⓒ천지일보(뉴스천지)

◆옛 정선 한 눈에… 아라리촌과 아리랑 센터

규모는 크지 않지만 옛 선비와 평민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민속촌이 정선에 있다.

정산읍 애산로에 있는 아라리촌은 정선의 옛 주거문화를 재현한 민속촌이다. 촌 안으로 들어가 오른편으로 꺾으면 연암 박지원의 한문단편소설 ‘양반전’을 표현한 동상들이 즐비해있다.

양반전은 양반의 신분을 돈으로 사고파는 부자와 양반의 횡포·허례허식을 풍자한 소설이다. 정선을 배경으로 지어진 작품이기에 동상 옆에 적힌 소설 내용을 따라 민속촌을 걸으니 옛 정선과 더 가까워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또 아라리촌에서는 대마의 껍질을 벗겨 지붕을 이은 저릅집과 소나무를 쪼갠 널판으로 지붕을 얹은 너와집을 비롯해 굴피집·돌집·귀틀집 등 정선지방 고유의 전통민가를 관람할 수 있다.

▲ 강원 정선군 정선읍 아리랑센터 내 아리랑박물관. ⓒ천지일보(뉴스천지)

아라리촌 바로 옆에는 2016년 개관한 아리랑 전문시설 아리랑센터가 있다. 아리랑 센터는 지하1층, 지상 3층의 규모로 전문 공연장인 아리랑홀·아리랑 박물관·아리랑 카페·야외 공연장 등이 갖춰졌다.

정선의 아리랑은 다른 지역의 아리랑에 비해 가사 수가 많고 가락도 느려서 산간지방의 정서를 잘 담고 있는 노래로 평가 받는다. 긴 아리랑과 엮음 아리랑으로 구성돼 있으며, 출가한 남녀·소리꾼·장돌뱅이 등의 입을 통해 타지역으로 전파됐으며, 1971년 12월 강원도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됐다.

아리랑 박물관에는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재에 등재되기까지의 아리랑 역사와 어원설 등이 정리 돼 있다. 600여점의 아리랑 관련 유물·음원이 전시 중이어서 다양한 종류의 아리랑을 직접 보고 들을 수 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2층 상설전시실 중앙에 놓인 ‘세계 속의 아리랑’과 ‘아리랑 아카이브’다. 이 전시장에선 주변 아시아 국가 외에 멕시코·미국·유럽에도 전파된 아리랑의 이주역사와 함께 컴퓨터 문서로 정리된 아리랑 음원·연극·영화·생활자료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 강원 정선군 여량면 아우라지. ⓒ천지일보(뉴스천지)DB

◆애틋한 사랑 이야기 흐르는 곳… 아우라지

정선군 여량면을 지나면 초승달 모양의 조형물이 보인다. 정선 아리랑의 본고장인 아우라지에 건설된 오작교다.

아우라지는 평창군 대관령면에서 발원돼 흐르는 송천(松川)과, 삼척시 하장면에서 시작해 흐르는 골지천(骨只川)이 합류돼 ‘어우러진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송천 쪽에 물이 많으면 대홍수가 나고, 골지천 쪽에 물이 많으면 장마가 그친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 강원 정선군 여량면 아우라지에 있는 처녀상과 총각상. ⓒ천지일보(뉴스천지) DB

가슴 절절한 사랑 이야기도 있다. 70여년전 연인이었던 여량 처녀와 송천 총각이 주위 사람들의 눈을 피해 동백을 따러 가기로 약속한 날 아침, 폭우로 강물이 불어나 나룻배를 띄우지 못해 만날 수 없게 됐다.

“아우라지 뱃사공아 / 배 좀 건네 주게 / 싸릿골 올동박이 / 다 떨어진다 / 떨어진 동백은 / 낙엽에나 쌓이지 / 잠시 잠깐 임 그리워 / 나는 못 살겠네”

부득이 강 양편에서 서로를 건너다보며 불타는 연정을 읊은 것이 바로 정선 아리랑의 애정편이다. 아우라지에는 이들의 사랑을 기리며 만든 처녀상과 총각상이 강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바라보며 서 있다.

▲ 강원 정선군 화암면에 있는 화암동굴 내부 석주. ⓒ천지일보(뉴스천지)

◆금맥 따라 떠나는 화암동굴 탐험여행

2800㎡ 규모의 화암동굴은 일제 강점기인 1934년 청포광산에서 금광을 파 들어가다 발견된 석회암 동굴이다. 금광석을 캐내던 갱도와 자연 동굴이 공존한 테마동굴로 개발됐다.

동굴 상부에는 금광맥의 발견에서부터 금광석의 채취까지의 전 과정이 재연돼 있다. 수직 90m의 가파른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황종유벽, 마리아상, 부처상, 장군석, 석화 등 크고 작은 종유석을 관찰할 수 있다. 경사가 매우 가파르기 때문에 운동화 착용은 필수다.

또 화암동굴의 캐릭터 금깨비·은깨비가 금 채광·제품 생산 등의 과정과 정선의 관광지를 소개해주는 구간도 눈길을 끈다.

화암동굴 안에서 만난 김상현(가명, 39, 남, 강원 춘천)씨는 “동굴에 처음 와 봤는데 석회암이 만든 장관이 너무 멋져 다른 사람들에게도 소개해주고 싶다”며 “아이들도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는 구간이 있어 교육에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 강원 정선군 고한읍에 있는 삼탄아트마인. (제공: 삼탄아트마인) ⓒ천지일보(뉴스천지)

◆폐광의 재탄생… 삼탄아트마인

정선은 1970년대 후반까지 호황을 누리던 탄전도시로 한때 석탄 생산량이 전국의 28%를 차지했었다. 정선군 고한읍 함백산자락에 위치한 삼탄아트마인은 38년간 운영해오다 2001년 10월 폐광된 삼척탄좌 시설을 문화예술단지로 탈바꿈한 곳이다.

탄광시절 화장실·공동샤워실·공장동 등으로 사용된 곳은 갤러리와 식당 등으로 변모됐다. 삼척탄좌에서 캐 올리던 모든 석탄을 집합 시키던 시설은 그대로 유지·보존 돼 드라마 촬영에도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로 알려져 국내·외 드라마 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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