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무 국가정책역량강화연구센터 센터장

 

세계적으로 IT산업의 효용성이 강조되고, 그러한 추세가 반영된 현상적 일면 중 하나가 온라인 게임 산업의 급격한 성장이다. 온라인 게임을 유행시킨 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되고 기존 산업을 영위하는 기업보다 더 높은 가치를 가진 것으로 인정받는 상황도 이제는 그다지 생소한 현상이 아니다. 분명히 온라인 게임 산업은 기존 산업의 발전 가능성이 많이 떨어진 현대 사회에서 새로운 경제적 활력의 원천으로 작용하고 있음은 틀림없다.

그러나 산업이나 경제적 관점에서 조금만 벗어난다면 온라인 게임 산업의 성장이 많은 문제를 양산하고 있음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특히 온라인 게임이 유행하기 위한 필연적 속성인 중독성에 기인한 문제들은 문제의 범위가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들까지 포괄하고 있어 그 심각성이 더욱 크다. 또한 온라인 게임에서 사용하기 위한 게임머니나 아이템과 관련한 폭력이나 살인 등 강력범죄가 뉴스 지면에 자주 오르고 있음을 감안하면 온라인 게임 산업은 유용성과 함께 강력한 감시와 통제가 필요한 영역임을 쉽게 인지할 수 있다. 게다가 게임의 내용을 보면, 각종 화려한 무기로 폭력을 강조하고 있으며, 일부 캐릭터들은 과도한 신체노출이 적나라하게 표현되고 있다.

이러함에도 최근 방송이나 인터넷 매체를 보면 온라인 게임의 이용을 조장하는 게임 광고가 범람하고 있다. 예컨대 얼마 전 끝난 미국의 메이저리그 경기를 제공해준 모 포털의 경우 중계방송 내내 똑같은 게임 광고를 수십 번 반복해서 내보냈으며, 공중파 TV 프로그램 광고에서도 각종 온라인 게임 광고가 다수 포진하고 있다. 자유시장주의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매출 증진을 위한 기업의 광고 송출은 원론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사회문제를 야기할 잠재적 여지가 다분하다면 사적 영역이라고 하더라도 분명히 규제할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는 게임의 중독성에 대한 지적에 대해 더 중독성이 강하지만 상대적으로 규제가 강하지 않은 흡연이나 음주를 비교하며 비판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양비론에 불과하다. 더욱이 최근에는 흡연이나 음주 역시 여러 사회적 비용을 양산한다고 판단되어 점차 강한 규제가 이루어지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주장은 무의미하다.

광고라고 하는 시장의 당위적 활동을 강제하자는 것이 아니다. 사회적으로 비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수준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정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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