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현동 목사가 “양보다 질로서 승부하겠다”며 시소학교가 수많은 일반학교 중에 빛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3년 개발 프로젝트 실시… 2012년 완벽한 학교로 세울 것

[천지일보=최유라 기자] “의정부 사역을 하는 동안 교회 일은 하지 않을 겁니다.”

사단법인 청소년문화공동체 십대지기 소장 박현동(45) 목사가 본격적으로 청년사역을 시작하며 내놓은 일성이다.

2일 경기도 의정부고등학교 후문에 위치한 십대지기를 방문해 박현동 목사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한 쪽 벽에는 아이들의 추억이 가득한 사진들로 빼곡했다.

박 목사는 2005년 3월 7일 십대지기 대안교육센터인 ‘시소학교’를 설립했다.

학업의 격차, 부모님의 존재여부, 재산이 많고 적음과 상관없이 항상 자신 외 다른 누군가가 있어야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들어진 시소처럼 서로 힘을 모아 어려움을 극복하자는 의미로 세워졌다.

박 목사는 십대지기 본부 빌딩에서 운영되는 소규모 시소학교를 일반 학교시설처럼 세우기 위해 올해 ‘10억 만들기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올해에는 설립계획 마무리, 내년에는 학교 교사선정, 2012년에는 완전한 학교로 설립하겠다는 것이다.

10억이라는 금액이 그리 적지만은 않기에 누군가 큰 액수를 기부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박 목사는 “한 번에 큰돈을 내는 사람들이 기득권을 잡는 것에 우려된다”며 “어떤 정치나 외풍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십시일반 적은 액수로라도 꾸준히 모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2년에 세워질 새로운 모습의 시소학교는 중·고등학생을 포함해 각 학년 당 두 반 씩 10명을 모집해 무상으로 교육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학생들은 기독교학생이 아니더라도 교사만큼은 기독교인으로 세워 기독교적 전인교육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학교 예배시간에 대해 설명한 박 목사는 “형식에 맞춰야만 예배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예배는 반드시 드려야 하지만 예배만 드리면 무조건 된다는 생각이 한국교회에 만연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청소년 (신앙) 교육이 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근 ‘강의석 사건’과 관련해 교내에서 예배드리는 부분이 민감해질 것을 우려해 예배에 대한 문제는 또한 숙제로 남겼다.

시소학교는 학교·사회복지·선교라는 틀과 함께 맞물려 운영된다.

박 목사는 “요즘은 잘 살기 위해 신앙하는 사람은 없다”며 “예전 한국교회가 축복론 위주로 교회가 성장했을지라도 요즘 신앙인들은 굉장히 합리적인 생각을 가지고 신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대안학교가 교육면에서 합리적인 방법이라는 것이다.

아이들을 ‘날개 꺾인 천사’로 부른다는 박 목사는 “이곳에서 아이들의 마음이 치유되고 문제가 해결되면 날개가 다 낫는 것”이라며 “그런 뒤 자신이 발견한 비전과 목표를 향해 자유롭게 훨훨 날아갔으면 좋겠다”고 기도했다.

한편 박 목사는 50대 이후가 되면 현재의 포지션을 바꿀 수도 있다며 조심스레 고백했다. 박 목사는 “나이가 들면 잔소리가 늘어나 행여 감수성 예민한 아이들이 의기소침해지고 창의성을 잃어버릴까 걱정이 된다”며 끝까지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또한 마음 한 구석에 남아 있던 목회 얘기를 꺼내면서 “만약 목회를 하게 된다면 지금처럼 어려운 지역에 가서 작은 목회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소학교가 완벽한 학교 형태로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끝까지 아이들과 함께 할 것이라며 “양보다 질로 승부하겠다는 목표로 설립될 학교인 만큼 이곳에서 배우는 아이들은 학교의 고질적인 문제인 왕따 문제, 흡연 문제 등이 없어지도록 변화시킬 것”고 염원했다.

또한 박 목사는 “국가는 전국의 청소년에게 평등한 교육조건을 제공해주고 나머지 세부적인 부분은 교회가 끌어가면 좋겠다”며 좀 더 활발한 활동이 일어나길 간절히 소망했다.

마지막으로 완공될 시소학교를 상상한 박 목사는 “청소년 사역의 텃밭은 바로 학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