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최경환, 서청원 의원. ⓒ천지일보(뉴스천지)

지도부, 조만간 징계 공론화할 듯
홍준표, 여론전 가동 “잔박, 비겁”
사생결단 반발에 당 내홍 깊어져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제명 관철로 고비를 넘은 홍준표 대표가 이번엔 친박(친박근혜) 핵심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일반 당원 신분이었던 박 전 대통령과 달리 두 사람은 현역의원 신분인 데다가 친박 의원 다수가 이들의 제명에 반대하고 있어 출당 조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당 대표가 직권으로 제명을 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당 지도부는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가 마무리된 만큼 조만간 서, 최 의원 징계 문제도 공론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한국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선 주로 박 전 대통령 제명 문제만 논의됐고, 두 사람 징계 문제는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당시 강효상 대변인은 “추후에 어떤 방식으로 할지 당에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로선 구체적인 일정이 잡힌 것은 없다”고 했다. 

지난달 23일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탈당 권유’ 징계를 받은 서, 최 의원은 징계 불복 입장을 밝힌 데 이어 홍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반기를 들고 있다. 한국당이 두 사람을 제명하려면 윤리위 규정에 따라 의원총회를 열고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 문제는 친박 의원들의 반발이다. 당내 적지 않은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이들이 조직적으로 반대할 경우 제명안 가결을 장담할 수 없다. 

홍 대표는 여론전에 나섰다. 박 전 대통령 출당의 당위성을 강조했던 홍 대표는 서, 최 의원으로 포문을 돌려세웠다. 그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탄핵 때는 바퀴벌레처럼 숨어 있다가 자신들의 문제가 걸리니 슬금슬금 기어 나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빌미로 살아나보려고 몸부림치는 일부 극소수 ‘잔박’들을 보니 참으로 비겁하고 측은하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이제 추태 그만 부리고 당과 나라를 이렇게 망쳤으면, 사내답게 반성하고 조용히 떠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두 사람은 사생결단 식 반발을 보이고 있다. 홍 대표가 직권을 박 전 대통령 제명을 결정한 것은 윤리위 규정 21조 2항 위반이라며 반대 여론 확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 의원은 홍 대표를 겨냥해 “적폐청산이라는 미명 하에 선동적이고 포악한 행위를 서슴지 않는 문재인 정부에만 도움을 주는 이적행위와 다름없다”고 맹비난했다. 

서, 최 의원을 겨냥해 당내 인적청산 2라운드에 돌입한 홍 대표와 친박계의 충돌이 본격화되면서 한동안 내홍에 빠져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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