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이 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인근 도시 네투노에 있는 미군 전사자 묘역을 찾아 헌화하고 있다. (출처: 교황청 홈페이지)

이탈리아 미군묘역과 양민학살 동굴 방문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더 이상의 전쟁과 쓸모없는 학살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반전 메시지를 전했다.

최근 교황청에 따르면 교황이 가톨릭의 축일인 ‘위령의 날’을 맞아 2차 대전 때 전사한 미군들이 묻혀 있는 ‘시칠리아-로마 공동묘지’와 나치에 의해 양민들이 학살된 현장인 ‘아르데아티네 동굴’을 방문했다. 교황은 미군 묘역을 찾아 병사들의 무덤에 헌화하고, 미사를 집전했다. 시칠리아-로마 공동묘지에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시칠리아 북부에서 로마까지 벌어진 전투에서 전사한 미군 7680명의 유해가 묻혔다.

교황은 추모 미사를 집전하며 “역사적으로 사람들은 전쟁을 한다고 생각하면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봄이 찾아온다고 믿는다”며 “그러나 결국 추악하고, 잔인한 공포의 통치와 죽음이 있는 겨울이 온다. 전쟁은 우리를 스스로 파괴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세계가 한층 격렬한 전쟁에 돌입할 채비를 하고 있는 오늘, 2차 대전에서 숨진 많은 젊은이들을 기억하는 것은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교황은 “인류는 전쟁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얻으려 하지도 않는다”며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전쟁과 수많은 폭력으로 죽어가 희생자들, 특히 어린이들을 위해서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서 이탈리아 최악의 학살 사건 현장인 아르데아티네 동굴을 방문한 교황은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헌화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군은 로마로 진군했으며, 이 과정에서 당한 게릴라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 동굴에서 이탈리아 국민 335명을 학살했다. 게릴라 공격과 관련 없는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되는 안타까운 죽음이 발생했다.

교황은 동굴에서 “이 학살은 증오, 죽음, 복수 등 전쟁의 결말”이라며 “신이여 우리를 용서하소서”라고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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