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소공로 우리은행 본점  ⓒ천지일보(뉴스천지)DB

채용추천제도 등 집중점검
국감서 우리銀 의혹 제기돼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금융당국이 금융권 채용비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14개 국내은행을 대상으로 채용추천제도를 집중 점검한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우리은행 등에 대해 금융권 채용비리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조사당국은 14개 국내은행을 대상으로 채용비리와 관련한 자체점검 체크리스트를 배포했다. 대상 은행들은 우리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씨티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농협, 수협, 부산은행, 광주은행, 대구은행, 전북은행, 제주은행, 경남은행 등이다.

금융당국은 이달 말까지 이들 은행들로부터 채용추천 운영 여부를 비롯해 채용추천을 받는 경우 자격 요건과 절차, 내부 기준 등이 있는지를 자체 점검하도록 해 보고서를 받는다.

체크리스트에는 자기소개서에 가족사항 등 배경에 대한 기재를 하는지, 필기시험과 면접시험의 절차와 비밀 유지는 어떻게 하는지, 채점 과정은 적정한지 등도 점검 대상이다.

또한 채용청탁이 있을 경우 내부 처리 절차가 있는지 등 채용 관련 통제 체계도 점검한다. 각 은행은 점검 결과 채용 시스템의 미비점이 있으면 보완책도 마련해 보고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은행들의 자체 점검 결과 보고서를 확인하고 필요할 경우 채용시스템 적정성을 확인하기 위한 현장조사도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7일 금감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우리은행이 지난해 하반기 신입사원 150명을 공개채용하면서 약 10% 수준인 16명을 금감원, 국가정보원, 은행 주요고객의 자녀나 친·인척, 지인 등을 특혜 채용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심 의원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2016년 우리은행 신입사원 공채 추천현황 및 결과’라는 우리은행 인사팀의 문건을 입수해 공개했다. 이 문건에는 16명의 이름과 생년월일, 출신학교 등과 추천인 정보가 기입됐다. 특히 금감원 전 부원장 등의 추천 요청도 2건이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리은행 채용비리 의혹 건은 검찰에 통보된 상태다. 또 이달 2일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특혜채용 의혹과 관련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우리은행은 채용비리 의혹이 있는 남기명 국내부문장과 검사실장, 영업부장 등 3명을 직위 해제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주부터 채용비리 관련 온·오프라인 신고 접수창구를 만들어 승진·채용 등 인사청탁, 서류·면접 결과 조작, 인사 관련 금품·향응 수수 등을 신고 받는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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