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 부대원 투입해 선박 장악.."충돌 없었다"

(카이로=연합뉴스) 이스라엘의 봉쇄를 뚫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전달하려던 국제 구호선이 5일 지중해에서 이스라엘군에 또다시 나포됐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후(현지 시각) 가자지구 근해에 접근한 아일랜드 구호선 `레이첼 코리' 호(1천200t급)에 해병 부대원들을 투입, 선박 통제권을 장악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우리 군이 구호선에 올랐고, 승선자나 승무원의 저항 없이 통제권을 확보했다"며 "배에서 아무런 폭력 사태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AFP 통신에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레이첼 코리 호가 이스라엘 남부 아쉬도드 항으로 선수를 돌리라는 4차례 경고를 무시하자 해병 부대원들을 이 선박에 올려 보냈다.

이스라엘군은 현재 이 선박을 아쉬도드 항으로 압송 중이다.

의약품과 학용품, 시멘트, 장난감 등의 구호품이 실린 레이첼 코리 호에는 197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메어리드 코리건 맥과이어(66) 등 10여 명이 타고 있다.

그녀는 이스라엘 해병 부대원의 승선에 앞서 AP 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우리는 가만히 앉아있을 것"이라며 "그들이 아마도 우리를 체포할 것이다. 그러나 저항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31일 가자지구행 국제 구호선 6척의 항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터키인 승선자 9명을 총으로 쏘아 숨지게 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다.

2003년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미국인 여성 평화운동가 레이첼 코리의 이름을 딴 이 구호선은 애초 이들 6척의 선박과 함께 가자지구로 동시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기술적인 이유로 뒤늦게 단독 출항했다.

이번 국제 구호선 운항을 주도한 `프리 가자 운동'은 오는 9∼10월께 최소 3척의 새 구호선을 가자지구로 보내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스라엘은 2007년 6월 가자지구가 강경 무장정파인 하마스의 지배 아래 놓이게 되자 구호품의 제한적 반입만을 허용하는 강력한 봉쇄정책을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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